미국산 소고기가 8년여 만에 검역량 기준으로 호주산을 밀어내고 수입 소고기 1위 자리에 올랐다.
미국산 소고기는 지난 8월 월간 검역량이 1만1594t으로 호주산(1만4990t)을 앞질렀다가 9월 다시 호주산에 35t 차이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격차를 2000t 이상으로 벌리며 1위 굳히기를 시도하는 양상이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로 부동의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수년 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소고기 수입조건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이처럼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한우 가격 급등 탓에 가정 내 소비가 늘었을 뿐 아니라,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집 등 대형 식당들이 대거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현재 '프리미엄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스타셰프 바이 후남, 블랙스톤, 프리가, 라쿠치나, 립 스테이크 등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 빕스, 붓처스컷, 더 플레이스, 애슐리, 라그릴리아, 모모스테이크, 텍사스데브라질 등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역시 미국산 소고기를 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미국산 쇠고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최근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최근 한국 시장에서 고급 수제버거 등 소고기 음식 메뉴가 다양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