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초 고위 임원이 성희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현대중공업그룹 금융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이 최근 이 임원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임원은 회식자리에서 "지나가는 예쁜 여자 보면 '하룻밤'하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으로 사내에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사측이 경미한 징계를 내리자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직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달 초 열린 리테일 점포혁신 TF 설명회에서 양모 전무는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했다. 지난 5월 현대중공업에서 파견된 양 전무는 "어떤 때는 마누라에게 당신밖에 없다고 하고, 지나가는 예쁜 여자 보면 '하룻밤'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 이어 직원들을 향한 인격모독성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리는 고용안정, 직원 허리띠 졸라매는 것만이 살 길?
하이투자증권 직원들의 반발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하이투자증권은 리테일 사업부 수익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9월말 '리테일 경쟁력 강화 TF'를 구성했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은 "(사측이) 결국 성과급 삭감 등 인건비 개선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사내게시판에 공개된 '창구조직 효율성 강화 방안' 등 7개 안에 따르면, TF팀은 현 33개 점포 중 57%에 해당하는 19개가 부산(9개), 울산(4개), 경남(6개)에 쏠려 있어 점포 축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3개점 99명의 창구 근무 인력 을 26개점 70여명으로 줄이는 안 또한 제안했다. 업계에선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실적부진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하이투자증권이 원활한 협상을 위해 덩치 줄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점 축소에 나서게 되면 당연히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진다.
게다가 TF팀은 기존 성과 보상 및 급여 시스템의 변화도 예고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업직원의 손익분기점(BEP)을 1.35배를 두고 성과 보상 및 급여 삭감을 진행해왔다. 연봉의 1.35배 이상 수익을 낼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고 이보다 낮을 경우엔 성과급을 삭감하는 방식이다. 1.35배 미만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급여를 최소 10%에서 최대 35%까지 삭감한다.
이번 TF팀이 제출한 '성과보상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인센티브 기준을 2.0으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 그리고 6월과 12월에 각각 150%씩 나눠 일괄 지급되던 300% 또한 차등지급하는 안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점 실적 평가와 평가권자의 활동성 평가에 따라 A부터 E등급까지 나눠 최대 400%부터 최저 200%를 받게 된다.
사측은 "두 달동안 TF팀이 가동돼 우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격론을 벌인 결과"라며 "우리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를 다 같이 극복하자는 취지로, 이후 여론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5인의 팀원들이 2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33개 지점을 돌면서 의견청취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리테일 경쟁력 강화가 결국 직원들 자르고 허리띠 졸라매는 것이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노동조합과 사전 합의 없는 이번 안에 대해 전면 거부 입장을 확고히 한다"며 "파업이라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사내 갈등은 앞으로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