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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치통으로 혼동되는 치아 주변의 통증은 바로 이것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7-02-12 17:40


치통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치아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치통과 혼동되는 다른 질병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2월 중에 내원한 환자 중에도 치아의 통증이 아닌 다른 부위의 통증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례1-치아의 마모된 부위가 시리다고 내원한 환자로 치아의 마모된 면이 시리기는 하지만 지각과민처치제를 바른 후 치아 자체는 시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마치 칼로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좌측 아래 치아 쪽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이 환자의 경우 처음에는 과민성 치아를 의심했으나 치아 자체의 통증이 줄어든 이후에도 극심한 편측성 통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서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종합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바람만 스쳐도 심한 고통을 일으킨다는 삼차신경통은 주로 40~50대 여성에게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삼차신경통은 10만명당 4~5명 정도로 발생한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는 경우를 좀 더 많이 접하게 된다. 삼차신경통의 진단이 중요한 것은 아래쪽 치아를 신경치료했으나 낫지 않아서 발치하고, 그 후에도 치통이 사라지지 않아 주변의 치아까지 발치하는 경우가 문헌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진단으로 소중한 치아만 상실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사례2-위턱 우측 어금니에 통증과 울림을 호소하는 환자로서 몸을 숙이면 통증이 증가한다고 했다.

☞이 환자는 방사선 검사와 시진·촉진·타진 그리고 온열 검사 등에서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는 코와 관련된 상악동염으로 추정돼 이비인후과에 의뢰했다. 달리기를 하거나 몸을 숙일 때 울림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치아에 이상이 없으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받거나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3-축농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가 어금니의 통증으로 내원했다.

☞이 환자는 17번 치아의 뿌리끝 염증이 심해서 상악동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성 상악동염으로 판단됐다.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므로 중복되게 약 처방은 하지 않고 대신 3~4일 지나서 17번 치아를 발치했다. 염증이 심해서 상악동과 구강이 개통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4주간 철저하게 지키라고 했다.

첫째, 코를 풀지 말 것


둘째, 재채기를 하면 입을 벌리고 할 것

셋째, 빨대를 쓰지 말 것

넷째, 수영 등을 하지 말 것

#사례4-위턱 어금니가 통증이 있다고 내원했으나 치아에는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환자는 턱을 다물고 음식을 씹는데 관여하는 저작근의 하나인 측두근의 통증이 상악 어금니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됐다. 측두근의 한 부분에 딱딱한 발통점을 누르면 이를 중심으로 통증이 퍼져나가면서 마치 치아가 아픈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 측두근이라는 저작근의 연관통이 치아의 통증으로 혼돈을 일으킨 것이다.

이같은 네 가지 사례 외에도 치통으로 오인되는 많은 문제가 치아가 아닌 주변의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①심장질환: 심근 경색이나 협심증의 전조 증상으로 치아가 아픈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②타석증: 침샘의 관이 석회화되어 막히면서 나타날 수 있다. 신 음식을 먹으면 잘 나타난다.

③중이염: 치아의 통증과 혼동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중이염 병력이 있으면 진단시 주의가 요망된다.

④편두통: 드물게 혼동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아에 문제가 없으면 편두통 약을 먼저 처방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치통으로 오인되는 많은 질환이 있으므로 주의 깊은 진단이 선행되지 않고 섣불리 치아를 치료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극심한 통증이 있더라도 성급하게 치료를 진행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진 후 치료를 받는 여유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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