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위기의 한국 리조트산업 진단〕①실태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9-02-22 16:57


부동산개발로 시작한 리조트산업의 위기

이제는 환대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결국, K-레저가 답이다!


◇한국 리조트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기후 온난화와 경기 침체, 리조트업계의 역량과 의지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다. 스키와 골프 등 이용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고, 이로 인한 관련 업계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성수기 야간 프라임타임에도 한산한 강원도 소재 한 스키장의 모습.<사진=김형우 기자>
한국 리조트 산업이 위기다.

스키와 골프 등 이용객 수는 매년 줄고 있고, 이로인한 관련 업계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관련 산업 자체가 존폐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팽배해지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리조트 산업이 사양화 길을 걷게될 경우 지역 경제와 더불어 국가 관광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우려감이 나오게 된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후 온난화와 경기 침체 등 대외적 요인 뿐만아니라 리조트업계의 역량과 의지 부족도 꼽는다. 오너의 전근대적 경영마인드, 기업의 재투자 인색, 매력있는 인프라와 콘텐츠 부족 등 일련의 수수방관적 자세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형우 기자 hwkim@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리조트 실태 : 스키장, 골프장을 중심으로…

겨울 성수기면 스키어로 북적이던 스키장이 최근들어 한산한 모습이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 시즌(2017~2018) 국내 스키장 이용 고객은 6년전과 비교하면 약 4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즌별 스키장 고객 현황을 보면 2011~2012 시즌에 약 686만3000명으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2~2013 시즌에는 약 631만4000명, 2013~2014 시즌 558만명, 급기야 2017~2018 시즌에는 435만2000명 등으로 매년 약 10%씩 스키장 고객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도 최근 3~4년 사이 30% 이상 스키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층의 스키어들이 이탈하는 모습에 업계 안팎에서는 스키장 운영이 사양산업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학교 및 학원 등 단체 이용객의 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같은 스키장 이용 고객의 감소는 결국 업계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국내 스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전북 무주덕유산리조트의 경우 최근 4년간 약 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리조트의 영업이익은 2014년 -7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2017년 -50억원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쪼그라들었다. 2014년 -26억원이었던 것이 2017년 -13억원 등으로 4년간 2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웰리힐리파크(옛 현대성우리조트)를 운영하는 모기업 신한종합리조트 역시 경영악화는 마찬가지다.

신한종합리조트는 2014~2017년 총 378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같은 기간 총 162억원의 순손실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아니라 양지파인리조트와 한솔오크밸리 역시 계속된 경영악화로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매각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같은 경영악화에 스키장 영업 자체가 존폐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즌때마다 각종 프로모션과 멤버십 혜택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같은 응급 처방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함께 소비자들의 스키장 만족도 역시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한국소비자원이 8개 업체의 스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용요금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

소비자만족도는 최근 2년 이내 스키장 이용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 서비스 상품, 서비스 호감도 3개 부문으로 나눠 5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대상 업체는 곤지암 리조트, 대명 비발디 리조트, 무주 덕유산 리조트, 베어스타운 리조트, 양지파인 리조트, 용평 리조트, 하이원 리조트, 휘닉스 평창 리조트 등이다.

서비스 품질, 서비스 상품, 서비스 호감도 3개 부문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8점으로 나타났다.

스키장의 규모 및 시설, 직원의 친절성, 전문성, 공감성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3.90점으로 조사됐으며 서비스 상품 가운데 이용시설 및 부대서비스 만족도는 3.72점에 머물렀다. 이용요금 만족도는 3.36점으로 가장 낮았다.

레저산업의 또다른 축인 골프장 업계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다만 운영 형태별, 지역별로 업황의 온도차는 각기 다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28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전국 골프장 18홀 기준 평균 내장객수는 최고 전성기를 보였던 2009년 7만2693명 이후 매년 줄어 2016년까지 6만5000명 내외를 기록하다가 2017년 들어 간신히 7만명선을 회복했다. 이로인해 골프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별소비세(개소세)를 내는 회원제 골프장 입장객이 7년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업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최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개소세 부과 대상 골프장 입장객은 약 1726만명으로 전년보다 66만3000명 줄었다.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 30만4000명이 줄어든 이후 첫 감소다.

이는 경기 위축으로 인한 저소비와 함께 경영난으로 통상 '퍼블릭'으로 부르는 대중제로 전환한 회원제 골프장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프장들이 대중제로 전환하는 이유는 수익의 차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회원제는 1.7%, 대중제는 31.1%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제주지역의 골프장들은 경영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도내 골프장 입장객은 190만5864명으로 전년비 26만1646명(12.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감소는 지난해 초 이어진 폭설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상황과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 폐지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점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제주지역 골프장들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국내 골프장 산업이 지금까지 호황세를 이어왔지만 국내 경기 침체가 계속 된다면 수 년내 하강기가 올 수 있다"며 "업체들은 이를 대비해 체질개선 및 영업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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