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10세 이하 '금수저' 특수관계인 주주가 15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해당 주식을 가족과 친척들로부터 증여받았으며 일부는 상속받았다.
1인당 평균 주식 가치는 8억7000만원, 평가금액이 1억원이 넘는 주주는 91명이었다. 5명 가운데 3명이 억대 주식 부호인 셈이다. 특히 28명은 평가금액이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정양을 제외하면 10세 이하 주주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4억7600만원이었다.
정양 다음으로는 하나제약 일가의 강모 양(10)과 박모 군(10)이 각각 32억9000만원으로 지분 가치가 높았다.
한편 지난해에는 58명이 새로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151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숫자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주주가 된 이들도 3명이나 됐다.
한일철강 엄정현 회장의 손자는 태어나자마자 회사 지분의 2.91%를 증여받았다. 평가금액은 17억8500만원이다.
대상이 다르긴 하나 2019년 말 10세 이하 주주는 130명이었다. 이들의 평균 보유금액은 4억1000만원이었으며 10억 이상 주주는 15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30명을 제외하고 100명의 지분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앤에프 허모 군(7)의 소유 지분가치는 2019년 말 3억3000만원에서 13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2차 전지 관련 업체인 엘앤에프 주가가 급등한 결과다. 엘앤에프는 LG그룹 공동창업주 고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인 허제홍씨가 대표로 있는 범GS가다.
싱아프론테크 김모 군(7)의 지분가치도 3억9000만원에서 9억원(227%) 증가한 12억9000만원이 됐다. 수소차 부품업체 싱아프론테크 주가가 같은 기간 1만5250원에서 4만9900원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자, 손녀에게 주식을 증여할 경우 자식에게 증여했을 때의 이중과세를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에는 3세에게 주식 증여를 진행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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