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에는 '빅 독 울트라'로 불리는 특별한 마라톤 경주가 있다. 일반적인 마라톤과는 달리 이 경주는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최고 기록은 무려 75시간, 502㎞라니 참가할 엄두는 나지 않지만 이색 스포츠로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밖에도 철인3종, 아내 업고 달리기 등 이색경주들은 지루할 수 있는 '달리기'에 신선한 재미를 더해준다.
앞만 보고 빨리 달리는 대표적인 스포츠 중엔 '경마'가 빠질 수 없다. 사람과 말이 하나 되어 숨 가쁘게 달리지만 경마에 조예가 깊지 않은 이들이라면 매 경기 비슷한 경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경마에도 '빅 독 울트라' 못지않은 이색 경주들이 전 세계적으로 존재한다. 천편일륜적일 것 같은 경마 속 놀라운 이색 경주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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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에서는 매년 7월 '나담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나담축제'는 음악과 함께 레슬링, 양궁, 경마 경기를 즐기는 몽골의 대표적인 축제다. 경마는 마령에 따라 여섯 종목으로 분류되며 각 15~30㎞를 달리는 초장거리 경주다.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주로 6~8세의 어린이가 기수로 출전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다. 시상식에는 대통령이 직접 1위에서 5위까지의 조련사, 기수, 경주마에 시상한다. 우승마는 '만 마리 말 중 으뜸'이라는 의미의 '투멩 에흐'호칭이 부여되는 영광을 얻으며 몸값 또한 백배 이상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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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이' 경마처럼 기수가 말을 타지 않는 경마가 또 있다. 바로 마차경주다. 흔히 '마차경주' 하면 영화 '벤허'나 '글래디에이터'의 콜로세움 전투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마차경주는 더러브렛 경마 다음으로 많이 보급되었다. 마차경주는 1920년부터 '프리다메리크(PRIX D´AMERIQUE)'대상경주를 이어온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전역과 북미, 호주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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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에도 이색경마가 존재한다. 바로 제주경마다. 서울과 부산경남의 경마장과는 달리 제주경마공원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마의 혈통보전을 위해 제주마 경마를 시행한다. '과하마'로 불릴 만큼 체구가 작은 제주마가 달리는 모습은 일반적인 더러브렛 경주마에 비하면 '종종걸음'으로 보일만큼 앙증맞다. 하지만 귀여움 이면엔 체구만큼이나 다부진 제주마의 강점이 숨어있다. 성질이 온순해 물거나 차는 일이 적고, 내병성과 지구력이 특히 강하다. 또한 발굽도 단단해 장제를 하지 않아도 굽이 갈라지는 일이 없다.
제주마 경주가 이색경주로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한국마사회는 지난 1월 경마 종주국 영국과 경주실황 수출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미 세계 전역으로 수출중인 한국 더러브렛 경마에 이어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이색경주까지, 머지않아 해외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경주마 종이 아닌 제주 지역 특유의 역사와 전통을 잇고 있는 제주마 경주가 이제 세계의 경마 팬들이 즐기고 향유하며, 감동과 재미가 담긴 이색 경주로 자리매김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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