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아이들은 이미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우리 아이만 말을 못 하거나 발음이 어눌하면 혹시 장애는 없는지 부모들은 걱정이 크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말이 느린 이유는 과도한 TV 노출 등의 환경적 원인부터 유전적, 지능적 원인 등 아주 다양하다. 다른 발달이나 지능에 문제가 없어도 단순히 느릴 수도 있다"라며 "말의 발달은 작은 개념으로, 사람 얼굴에 관심이 있고 울거나 옹알이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또래보다 느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 또는 ▲발음이 부정확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말을 더듬어 말의 내용보다 말 자체에 주의를 끌 때 ▲또래 아동과의 의사소통보다는 혼자 놀이를 하며 의사소통에 참여하지 못할 때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음성적인 문제를 나타낼 때도 언어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태어나면서부터 구개 파열이 있거나 청각장애가 있는 경우는 성장하면서 언어 문제가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어 평가와 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하며 언어 문제를 동반하는 희귀 질환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두 살부터는 상호작용이 되고 반응도 있어 검사 도구를 이용해 객관적 검사가 가능하므로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 검사(PRES)를 한다. 그 이전이나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보호자 인터뷰를 통한 설문평가인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SELSI)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용·표현 어휘검사, 발음 장애 검사(U-TAP, 모음과 자음의 발음 정확도를 평가하는 검사) 등을 통해 장애 여부를 검사한다.
언어 지연과 언어장애는 다른 진료과와도 다양한 협진이 필요하다. 언어장애와 관련된 질환에 대해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타과와 협진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달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로 인한 경우 ▲설소대 문제나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 원인 파악을 위해 소아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료과와의 협진을 진행한다. 원인이 밝혀진 뒤에는 이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6세까지는 뇌의 언어 발달이 계속되므로 뇌 발달 자극을 통해 좋아질 수 있어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언어치료는 아이의 언어 수준에 대한 평가 및 상담 후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를 진행하며 한다. 초기에는 주 2~3회 치료받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후 주 1회 가량 치료를 진행해 상태를 유지한다. 치료 효과를 보고 좋아진 이후에는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2주에 1회 가량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1회당 치료 시간은 아동의 인지 발달 등을 고려해 30분~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장애의 고착 여부는 6개월 이상의 치료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로 만 3세쯤에 언어발달지연으로 내원해 단순 언어장애로 진단된다면 30% 가량에서 8세 이후까지 언어 지연이 지속되며, 만 4세쯤에 단순 언어장애로 내원한 경우는 약 40%에서 지속된다. 또한, 언어장애가 학령기가 지나서도 계속되면 학습장애로 이어지기 쉬우며 50%의 아동에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언어 치료는 검사부터 지속적인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관심과 지지하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의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해서 혼내는 등의 지나친 지적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유승돈 교수는 "언어 문제를 가진 아동의 가족은 증상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천천히, 편안하게 말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하며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치료 종료에 대해서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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