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사업을 비롯, 스마트폰과 가전 등 총체적 부진 탓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302조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0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은 55조6541억원으로 39.46%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5% 줄어들었다. 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70조4646억원과 23조8415억원이었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먼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액은 20조700억원, 영업이익은 2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6조100억원, 영업이익 8조8400억원)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이 무려 96.9%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의 감산 기대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스템LSI의 경우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부진으로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파운드리 부문은 다만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분기 및 연간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어 디스플레이(SDC)는 4분기 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중소형은 전분기 대비 실적이 줄었지만 플래그십 제품을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대형의 경우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 확대 및 LCD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이 줄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4분기 매출액은 42조71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의 경우 판매 둔화,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의 경우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 네오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전략으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늘었다. 다만 생활가전 사업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네트워크 부문의 경우 5G망 증설과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늘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 사업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 하반기에는 수요 회복을 기대해볼 법 하다"면서 "DS 부문의 경우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