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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찾아 갔다가 고향 친구 13명과 인연을 끊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런데 A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A씨는 "고인이 된 친구의 아버지에게 고향 친구라고 인사하고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 아버지와 회사 동료들이 나에게 '어제 고향친구 13명 있다고 큰소리 치더니 이제 와서 혼자 왔냐.'라며 나에게 화를 냈었다."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친구 아버지와 직장 동료가 영정 사진을 들 사람, 운구할 사람 등 영결식 운구와 절차에 대해 고향 친구와 의논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 때 고인의 장례식을 찾은 고향친구 13명 무리가 "고향친구 13명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하며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듯 큰 소리를 치고, 장례절차 논의를 끝마친 것이었다.
A씨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13명 무리에게 밤 늦게까지 전화를 돌렸으나, 다들 모른 척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OO이 아버지가 외아들 시신 운구를 하시겠지. 네가 나서서 하고 싶지?"와 같은 말을 하기까지 했다.
A씨는 "여차저차해서 3명이 모여서 직장 동료와 겨우 영결식 진행하고, 친구 아버지 집까지 잘 모셔다 드렸다."며 "연락 한 번도 없다가 부탁이 있을 때에만 연락이 오는 13명과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먼저 가신 친구 분이 큰 선물을 준 것같다.", "어릴 적 친구라고 모두 친구가 아니다. 거를 사람은 걸러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음에도 바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다행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