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행'이 대세다. 공정여행(여행자, 여행거주자가 행복한 여행), 볼룬투어(봉사여행) 등 새로운 형태의 여행 방식이 MZ세대(1980년~2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가치 소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공통점을 보인다. 여행이 단순 관광에 그치는 것을 넘어, 지역과 지역민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의 결합이다. 가족과 함께 착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최근 화마로 피해를 입은 강원과 경북 해안지역이다. 그저 여행을 즐겼을 뿐인데 특별한 의미까지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릉으로 여행 와 주시는 것이 산불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최고의 자원봉사"라고 목청을 높인다. 강원도는 최근 '가자, 동해안으로'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착한 여행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혜택까지 누릴 좋은 기회다.
|
산과 바다를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가 많고, 신선한 해산물까지 맛보는 건 덤이다. 해안가를 따라 즐비한 여러 해수욕장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풍긴다. 과거부터 국내 대표 여행지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강릉은 과거와 다른 매력을 뽐내는 중이다. 드라마와 영화 속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간에 대한 특별함이 여행의 즐거움에 깊이를 더한다.
영진해변은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다. 연곡면 영진2리에 위치한 곳으로 가족 단위 피서를 즐기기에 알맞은 어촌 마을이다. 도깨비 촬영 전까지는 강릉의 숨은 명소로 아는 사람만 찾는 풍경 맛집이었지만 현재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
주문진과 도심 사이에 있는 오죽헌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다. 영화 속 주인공의 데이트 코스로 활용됐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지금은 율곡 이이가 유년기 사용했던 유품을 비롯해 신사임당의 유작 등 유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강릉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월화거리를 방문하는 게 좋다. 월화거리는 춘향전의 모티브이기도 한 '남대천 월화정 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거리다. 월화거리는 강릉 도심을 지나던 폐철도 부지에 조성된 문화·공원 시설로 남녀노소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월화풍물시장도 있어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먹거리도 풍부하다.
|
삼척은 강릉 못지않은 명소를 갖추고 있다. BTS의 앨범 버터의 재킷을 촬영한 맹방해변, 영화 헤어질 결심에 등장한 부남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 맹방해수욕장 남쪽 끝 지점에 덕봉산이 자리한다. 군 초소가 있어 출입이 금지되다가 2021년에 출입할 수 있게 된 이후 수려한 경관 덕분에 삼척의 명소로 떠올랐다. 덕봉산 둘레를 따르는 해안생태탐방로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와 기암괴석이 널린 해안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이 54m 정상에 오르면, 드넓은 바다와 내륙의 백두대간 봉우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삼척은 다양한 볼거리 외에 즐길거리가 많다. 삼척하이원추추파크에서는 스위스 산악기차 인클라인 트레인, 국내 최고 속도 레일코스터, 세계 유명 기차를 축소한 미니어처 기차를 타고 코스를 돌아보는 미니 트레인, 전진과 후진으로 고도를 높이는 스위치백 등 다양한 기차를 탈 수 있다.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삼척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용화역과 장호역 사이 바다 위 874m 거리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평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삼척하면 꼭 들어야 할 곳은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이다. 해안 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2019년 7월 12일 개장했다.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 외에 출렁다리가 인상적이다. 오후 무렵 무더위를 피해 환선굴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환선굴은 약 5억 3000만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동양 최대의 크기이다. 동굴 내부에서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여러 모양의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을 볼 수 있다.
|
|
경북 울진은 강원도와 맞닿아 있는 곳이다. 금강송이 많아 산불 피해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 강원도 산불의 피해 지역 중 한 곳이다.
울진에는 금강송을 테마로 한 여행지가 있다.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 있는 에코리움이다. 해당 지역에는 여의도보다 8배나 큰 1800ha의 면적에 수령 200년이 넘은 8만 그루의 금강송이 기운차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소광천이 흘러내리는 백병산과 삿갓재 기슭에 자리한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과 '생태관광자원 분야의 2012 한국관광의 별' 등에 선정된 바 있다.
|
울진의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후포로 발길을 옮겨보자. 넓고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등기산스카이워크는 후포의 자랑이다.
등기산스카이워크는 길이 135m, 높이 20m로 조성된 바다 위 육교다. 개방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이하며, 비나 눈 혹은 강풍이 부는 날에는 오픈하지 않는다. 등기산 공원에는 출렁다리도 있다. 스카이워크를 경험하고 출렁다리를 지나 등기산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아름답다.
무더위로 걷는 게 싫다면 왕피천케이블카를 타는 게 좋다. 케이블카 승하차장은 엑스포공원역에 있다. 2020년 7월 1일 엑스포공원 탑승장에서 해맞이공원 하차장까지, 왕복 노선 1430m로 설치됐다. 케이블카를 타면 국내를 대표하는 생태 보존지역인 왕피천, 시원한 동해의 풍광을 너른 시야에서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