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금요일 오후 3시쯤 입원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던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속대응팀 선현우 교수와 홍문석 전담간호사는 모니터에 뜬 A환자의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환자 A씨는 "다음날 퇴원을 하기로 오전에 듣고 그날 오후부터 컨디션이 저하되었다. 갑자기 미열이 있고 조금 기운이 없었던 정도였는데 여러 의료진이 와서 검사와 치료를 해야한다고 해 무척 당혹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수액과 항생제 치료 등 응급조치를 취하고 CT촬영 후 중환자실로 이송했다. CT촬영 결과, A환자는 신우신염에 의한 패혈증이 생겼고 이 때문에 심정지 발생 위험도가 87점까지 상승한 것이었다.
심정지 예측 시스템을 통한 위기 상황의 조기 발견과 의료진의 신속 대응으로 환자는 인공호흡기 부착과 침습적 처치 등 적극적 치료를 받지 않고도 상태가 호전되어 일반병실로 복귀했다.
선현우 신속대응팀장(중환자외상외과 교수)은 "시스템 도입 후 환자를 살린 첫 사례로, 일반병동에 입원 중인 고위험환자를 조기에 예측·발견해냄으로써 중환자실 이송 등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지난 1일 인공지능(AI)기반 심정지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 적용 일주일 만에 입원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례가 나오면서 병원 측은 앞으로 원내 입원환자 안전관리의 질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가 개발한 '뷰노메드 딥카스'로, 입원환자의 나이·성별·혈압·맥박·호흡·체온 등 주요활력징후를 빅데이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고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 사이의 점수로 의료진에 제공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이 시스템을 일반병동에 입원한 19세 이상 환자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승훈 의정부을지대병원장은 "일반병동에서도 중증환자 발생가능성을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고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신속대응팀 등 전문 의료진이 조기 투입돼 입원환자 안전관리에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자의 안전관리와 의료의 질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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