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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날개 단 SK하이닉스, 2개 분기 연속 영업익 삼성전자 추월

기사입력 2025-04-24 09:34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오는 2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GTC 2025에서 '메모리가 불러올 AI의 내일'을 주제로 HBM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 온디바이스, 오토모티브(차량) 분야 메모리 설루션을 대거 전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2025.3.19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10나노 6세대(1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 1c DDR5 D램. 2024.9.10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분기 영업이익 SK하이닉스 7.4조원·삼성전자 6.6조원

영업이익률 42% 달성…HBM3E·DDR5 등 고부가 제품 판매 영향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SK하이닉스가 분기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견조한 실적 행진을 이어간데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막강한 지배력이 작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뿐 아니라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2개 분기 연속 추월했다.

SK하이닉스가 24일 공시한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7조4천405억원이다. 작년 동기보다 158% 늘었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썼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8조828억원)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넘어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아직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보다 8천405억원 적은 6조6천억원이며, 증권가에서는 이 중 DS부문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3조원 초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역시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를 또 앞지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 '믿을맨'은 HBM…영업이익률도 8개 분기 고공행진

이 같은 결과는 SK하이닉스가 AI 칩에 쓰이는 HBM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한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을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으로 개선했다.

지난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67% 수준으로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4분기에 3%로 전환한 뒤,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1분기 23%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률 개선은 AI로 인한 메모리 사업의 구조적 변화와 높아진 경쟁력 입증한 결과로, 메모리 사이클 조정기에도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30여년간 '메모리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34%, 미국 마이크론이 25%가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을 이미 '솔드아웃(완판)'한 상태로,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중이다.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 상태이며 내년 물량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완판'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 고부가 '선단공정 전환' 순항…재고 소진도 가속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는 HBM3E 12단 제품뿐 아니라 DDR5, 고용량 eSSD(기업용 SSD)와 같은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앞서 SK하이닉스는 DDR4, LPDDR4와 구형(레거시) 제품의 비중을 줄이면서 고부가·고성능 중심의 선단 공정으로 전환을 통한 사업 체질 개선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통상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낸 것은 수익성이 높은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역시 구형 제품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DDR4의 생산을 올해 말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미국발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라 고객사들이 D램 조달량을 앞당기면서, 메모리 공급망 전반의 재고 감소로 가격 하락세가 둔화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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