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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재위기, 질적성장 집중해야…매년 혁신인재 1천명 뽑자"

기사입력 2025-05-13 13:15

[과기한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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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서울대공대 학장, '혁신인재 프로젝트' 제안

"특정분야 집중·부처별 이공계 정책 합해야"…연구중심대 육성 제안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과학기술 인재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히 양적 팽창에 의존하는 게 아닌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첨단과학기술 이공계 인재 양성 정책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공계 인재 육성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년 대학생 1천명을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 인재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현행 대입 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과학기술인재양성센터'와 같은 기관을 만들어 권위와 신뢰를 갖춘 선발 방식으로 매년 이공계 최상위 인재 1천명을 뽑아 집중 지원하자는 것이다.

김 학장은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학생을 뽑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매년 1천명을 뽑아 이들이 섞이고 토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앞서나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분야와 같은 경우도 박사 초봉을 5억~10억원 이상 지급하는 파격적 조건으로 5년 내 1천명을 길러내는 국가 주도 'AI 혁신 연구원'과 같은 제도로 탁월한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이런 제도를 제시하는 이유로 이공계를 희망한 학생을 제대로 뽑기 어렵고 뽑은 학생도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꼽았다.

서울대 공대의 경우 입학정원은 850명이지만 그중 120~130명이 등록을 포기하고 있고 2학기 이탈률도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는 의대 증원 여파로 2학기 이탈률을 확인하기 두려운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김 학장은 "학생을 잘 뽑으려고 해도 블라인드 제도에서 암시적인 것을 찾아내야 해 선구안을 갖기 어렵다"며 파격적인 입시 정책으로 좋은 학생을 데려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도 "2050년에는 20개 내외 대학을 제외하면 대학원생을 전혀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20개 대학은 연구중심대학으로 지정하고 다른 대학은 노동시장 수요를 고려한 특성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만명에 가까운 이공계 박사가 매년 나오지만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일자리는 1천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왜 더 앞에서 (숫자를) 늘리려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 토론회에 참여한 현장 전문가들도 첨단기술 분야 지원과 수월성에만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R&D) 정책을 비판하며 부처별로 산재한 인재 양성 정책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준 서울대 자연대 학장은 "과학고 및 영재고를 통한 과학교육만으로 국가의 초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존의 이공계 인재 양성 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우수인재 양성 여건을 갖춘 이공계 대학을 중심으로 자연과학 및 공과대학 학생 선발 및 운용 방식을 차별화하여 우수 인재 유입과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전자가위 스타트업 진코어의 김용삼 대표도 "AI나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는 폭발적 수요에 비해 고급 인력 공급이 부족하다"며 주요 벤처 클러스터에 특화 교

육 센터를 설립해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원우 고려대 박사과정생은 "최근 수년간 한국은 AI와 반도체 중심 전략에 집중하지만 전산, 전자, 물리, 재료, 수학 등 기술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전통적인 기반 학문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연구 자본은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R&D 집중이 연구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shj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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