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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사춘기 늦은 남성, 제2형 당뇨병 위험 2.5배 증가"

장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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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2 09:51


"또래보다 사춘기 늦은 남성, 제2형 당뇨병 위험 2.5배 증가"
자료사진 출처=픽사베이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또래보다 늦게 사춘기를 겪은 남성은 성인기에 제2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진행한 이 연구는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와 유럽내분비학회(ESE)의 첫 공동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제2형 당뇨병은 가장 흔한 당뇨병 유형으로, 신체가 충분한 인슐린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인슐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발생한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사회·경제적, 환경적,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는 주로 45세 이상의 성인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어린이, 청소년, 젊은 성인에게도 점점 더 많이 진단되고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1992년부터 2015년까지 군 복무를 위해 모집된 16~19세 청소년 남성 96만 4108명을 분석했다. 그중 4307명이 사춘기 지연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들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사춘기가 늦은 청소년 남성은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을 경험한 남성보다 성인기에 제2형 당뇨병을 발병할 확률이 약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연도, 국적, 사회·경제적 배경, 인지 기능, 교육 수준 등을 고려한 후에도 이러한 결과가 유지됐다. 또한, 체중을 반영한 분석에서도 사춘기 지연을 경험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7% 더 높았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사춘기 지연을 겪은 청소년 중 매년 10만명당 약 140명이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았지만, 사춘기 지연이 없는 청소년에서는 10만명당 약 41명만이 질병을 진단받았음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셰바 메디컬 센터의 오릿 피나스-하미엘 교수는 "우리 연구는 청소년 남성의 사춘기 지연과 조기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보고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연구에서는 사춘기 지연이 오히려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연구는 응답률이 5.5%로 낮았으며, 사춘기 시기를 목소리 변화라는 대체 지표로 측정한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춘기 지연이 일반적으로 양성 상태로 간주되지만, 이번 연구는 사춘기 지연이 신체가 호르몬과 환경 요인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정한 발달 단계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는 어린 시절이 언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사춘기가 골밀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사춘기 시기가 장기적인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기 제2형 당뇨병 진단을 위한 의료적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나스-하미엘 교수는 "남성의 사춘기 지연을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된 조기 생애 지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활용해 맞춤형 예방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셰바 메디컬 센터, 텔아비브 대학교, 마카비 의료서비스, 이스라엘 국방군 의료단, 거트너 역학 및 보건정책 연구소, 이스라엘 질병통제센터 공동 연구진이 수행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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