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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48)'어린왕자'의 바오바브 나무는 어디에

기사입력 2025-06-02 07:49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바오바브(바오밥) 나무는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로 한국인에게 친숙하다.

이 소설 속 바오바브 나무는 크게 자랄 경우 어린왕자가 사는 작은 행성에 구멍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다.

그러나 어린왕자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누구나 한 번쯤 보고 싶어하는 낭만적 식물로 인식된다.

바오바브 나무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는 인도양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9종 가운데 6종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다.

마다가스카르 남부 모론다바는 세계 최대의 바오바브 나무 군락지다.

수㎞에 걸쳐 늘어선 거대한 나무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그런데 야생에서 자라는 바오바브 나무를 보려고 꼭 마다가스카르에 갈 필요는 없다.

바오바브 나무는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 탄자니아, 수단, 모잠비크,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30여개국에 있다. 다른 대륙 호주에서도 볼 수 있다.

바오바브 나무는 생태학적으로 독특하다.

평균 수명이 2천년 정도로 길고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하늘로 곧게 뻗은 줄기가 멋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오바브 나무는 남아공 림포포 지역에 있는데 높이가 30m에 달한다.

바오바브 나무는 문화적으로도 아프리카인들과 호흡해왔다.

아프리카의 건조한 기후에서 살아남고 물을 저장한다는 점에서 회복력과 생명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졌다.

마다가스카르의 고유 언어인 말가시어로 '숲의 어머니', '거꾸로 된 나무', '생명의 나무'로 불린다.

또 바오바브 나무 코끼리 등 동물과 인간이 더위를 피할 때 쉼터가 되고 열매는 요리, 약재 등으로 쓰인다.

특히 바오바브 나무의 열매는 비타민C,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육종 유전학자 한상기 박사는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라는 저서에서 "2,500년의 생을 살아내는 바오바브 나무는 정녕 아프리카의 신비요 성스러움인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런 바오바브 나무도 기후 변화, 특히 온난화의 끔찍함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강수량이 줄고 가뭄이 늘어나면서 남아공 등지에서 바오바브 나무들이 대거 고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바오바브 나무의 일부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하니 안타깝다.

noja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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