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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수백개의 유령 법인과 대포통장을 만들어 이를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제공하고 피해자 89명으로부터 약 500억원을 뜯어낸 'MZ 조직' 일당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용산구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러 온 사람이 통장을 유기한 후 도주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같은 해 8월 인출책 1명을 체포했다.
이후 조직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검사 및 대포통장 거래내역 분석 등을 토대로 10개월간 총책과 부총책 등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으로, 주로 고등학교 동창, 동네 선·후배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금 인출·전달 역할을 맡는 '현장직',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운영·전화상담·대포폰 관리 등을 맡는 '사무직' 등으로 역할을 구분하고 하부 조직원들이 이후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며 경찰에 체포될 경우 허위 진술하도록 사전에 교육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압수한 현금 약 6천만원은 검찰에 송치했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인 일부 조직원으로부터 압수한 범죄 수익금 3억원은 미리 확보해두기 위해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갈수록 진화하고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일정 보수를 주겠다며 은행 계좌를 개설하라고 접근하면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jung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