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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가스전 해외투자유치 입찰 20일 마감…연기 가능성 고개

기사입력 2025-06-15 08:41

[한국석유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때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할 해외 오일 메이저 기업을 찾기 위한 국제 입찰 절차가 오는 20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이 사업에 줄곧 비판적 입장이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해외 기업들이 새 한국 정부의 사업 지속 의향을 우선 확인하고자 할 가능성이 커 입찰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15일 정부와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가 2차 탐사 시추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할 해외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진행 중인 국제 입찰이 20일 마감된다.

석유공사는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나오면 7월 4일까지 여러 제안을 놓고 평가한 뒤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세부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의 정권 교체가 막 이뤄진 상황에서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인 업체들이 입찰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고 석유공사가 이를 수용해 입찰 시한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사업 동향에 밝은 소식통은 "입찰 공고에는 참여 의향 기업들의 연기 요청이 있으면 석유공사가 이를 수용해 기한을 늦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기존 입찰 기간이 3개월로 짧아 그간 시간이 부족하다는 기업들이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단독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의 유망구조 중 가장 기대를 모은 '대왕고래'에서 1차 탐사시추를 진행했다.

그러나 유전 지층 구조인 '석유 시스템'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할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른 유망구조로 장소를 옮겨 향후 추가 시추 작업을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이에 석유공사는 자체 재원 투입을 최소화하는 한편, 풍부한 심해 개발 경험을 가진 해외 오일 메이저와 협력을 받고자 49%까지 지분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입찰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입찰 절차 개시 이후 해외 석유 메이저사를 포함한 10개 이상의 해외 기업이 석유공사 탐사 데이터 열람에 참여하는 등 참여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불투명을 들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사기극'이라고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들이 '정치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새 정부의 사업 지속 의지를 우선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4일 출범 후 아직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지속 여부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도 국내 정치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사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실용적 태도로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을 검증·평가한 뒤 사업 지속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은 수익성 우려 등을 들어 야당 시절 체코 원전 수출에 부정적 반응도 보이기도 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최근 체코 원전 수출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그간 제기된 유망성 평가 과정에 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권위 있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성을 재평가한 뒤 새 정부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최근 국내에서 경계심을 크게 불러일으키는 중국의 서해 영향력 확대 움직임, 일본과의 7광구 공동 개발 체제 종식 가능성 등 주변국과의 잠재적 자원 개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동해를 포함한 주변 대륙붕 개발 역량을 체계적으로 쌓아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원개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제적으로 가스가 무기화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대륙붕에서의 가스전 개발은 미래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공간을 의미도 있다"며 "우리 주변 해저의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해야만 이를 무기로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싸워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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