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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약물 사용 경험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가 일상 회복 이후 더 큰 폭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중독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한양대 하민경·김윤진·노성원 연구팀은 학회가 발간하는 '중독정신의학' 최신호에 이런 연구결과가 담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청소년 약물 사용 변화' 논문을 게재했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매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데이터를 연구진이 여러 통계 기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약물에는 신경안정제, 각성제, 수면제, 식욕억제제, 마약성 진통제, 본드, 대마초, 코카인, 부탄가스 등이 포함됐고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약을 먹은 경우는 제외됐다.
연구진은 팬데믹 기간의 약물 사용 위험은 팬데믹 전보다 유의하게 낮았고 팬데믹 이후에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다면서 이는 팬데믹 동안 미국 청소년의 대마초 사용 빈도가 증가했다는 연구 등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한국의 경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으로 또래 관계가 약화하고 약물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일시적으로 약물 사용이 억제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또 "반면 팬데믹 이후에는 누적된 부정적 정서와 학교 복귀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약물 사용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청소년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남성 청소년보다 약물 사용 위험이 낮았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위험이 남성 청소년보다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약물 사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가 약물 접근성을 높이는 경로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보육시설 거주, 신체적 폭력 피해, 우울·자살 등 정신건강 문제는 팬데믹 이전·중간·이후에 걸쳐 일관되게 약물 사용 위험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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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