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 확보 전략…필리핀 공장 증설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기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공지능(AI) 서버,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등 소위 '더블에이(AA)' 시장을 겨냥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가속한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MLCC에서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15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 회사 이민곤 MLCC 제품개발 상무는 전날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개최한 'MLCC 트렌드 세미나'에서 "삼성전기는 AI 서버와 차량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알파벳 A를 따 더블에이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서버 등에 사용된다.
삼성전기에서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에 달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사내에서 직접 더블에이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기는 AI 서버·전장용 MLCC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AI 서버, 전장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고용량·고성능 MLC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작년 1천429억 달러(약 196조원)에서 2030년 8천378억달러(약 1천15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 다이요 유덴, TDK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AI 서버용 MLCC에서는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또 차량 내 ADAS에 MLCC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BYD(비야디)를 포함한 50개 이상의 전장 고객사도 확보한 상태다.
이러한 삼성전기 전략은 수익성 확보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AI 서버와 전기차에 탑재되는 MLCC 수가 일반 정보기술(IT) 제품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고부가 제품이어서다.
보통 스마트폰에 1천∼1천300개의 MLCC가 채용되는 것과 달리 AI 서버는 2만개, 전기차는 2만∼3만개의 MLCC가 탑재된다.
이 상무는 "최근 데이터센터가 상당히 구축되고 ADAS가 고도화되면서 AI 서버와 전장에서 소형·고용량 특성을 갖춘 MLCC 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실제 고객들이 저희 TI 제품의 강점으로 얇은 두께를 꼽고 있으며, 이 강점은 AI 서버나 전장용 제품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수원과 부산사업장에서 MLCC 연구개발, 원료 생산 등을 하고 중국 톈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MLCC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필리핀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