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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로 목숨 구했더니 성추행 오해…"도움 줬다가 상처만" 후회

기사입력 2025-07-21 14:48


심폐소생술로 목숨 구했더니 성추행 오해…"도움 줬다가 상처만" 후회
사진출처=웨이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의대교수가 오히려 온라인에서 성추행 의혹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후난성 헝양시의 한 거리에서 젊은 여성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인근 병원의 여성 의사가 곧바로 CPR을 시행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쳐가자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성 판 모씨(42)는 자신이 임상 의학 학위를 보유하고 있고 CPR 교육을 받았다고 밝히며 구조에 나섰다.

현직 의과대학 교수인 그는 여성 의사와 교대로 CPR을 실시했다.

의사는 환자의 활력 징후를 확인하며 가족에게 구급차를 부르도록 했다. 약 10분 후 환자는 숨을 가늘게 내쉬기 시작하며 의식을 되찾았고,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에 게시돼 화제를 모았다. 발 빠른 심폐소생술 덕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부에서는 판씨가 CPR을 하며 손을 여성의 가슴에 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네티즌들은 "명백히 가슴을 만지는 행위다", "CPR은 여자에게만 하게 해야 한다", "가슴 말고 배를 눌러야 하지 않냐" 등 근거 없는 비난이 이어졌다.


논란이 일자 판씨는 중국 매체 주파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에 두려움 없이 나섰지만, 오히려 상처만 받았다"며 "이런 비난을 받을 줄 알았다면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CPR은 정확히 흉골 위에 손을 위치시켜야 한다"며 "만약 내 방법이 잘못됐었다면 의료진이 현장에서 지적했을 것"이라고 성추행 의혹을 반박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당시 상황은 매우 긴박했다. 아무도 손의 위치를 두고 문제를 삼지 않았다"며 "두 사람이 협력해서 가까스로 여성의 생명을 살렸다"고 말했다.

이후 많은 시민들이 판씨를 옹호하며, "성별을 따지기보다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누군가 쓰러졌을 때 누가 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훌륭한 일을 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응급 상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동조차 오해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자의 심리적 부담을 위축시키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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