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공지능(AI)이 심장 초음파 영상만으로 심장비대의 원인을 감별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은 MRI나 조직검사 없이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환자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초음파 영상에서 자동으로 심장을 분할하고, 심장 벽의 두께, 모양, 조직의 질감 등 약 2만 개에 달하는 영상 특징을 추출해 진단에 활용한다.
그 결과, 개발된 AI 모델은 심장비대 여부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판단했으며, 원인 질환별로도 ▲비후성 심근병증 96%, ▲아밀로이드증 89%, ▲고혈압성 심장질환 86%의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고혈압성 심장질환은 기존 초음파 기반 진단의 정확도와 일관성이 33%에 불과했으나, AI 모델에서는 75%로 크게 향상됐다.
연구 논문 1저자인 문인기 교수는 "AI가 심장의 미세한 질감과 모양 차이를 정량화해 진단에 활용함으로써, 고가의 MRI나 침습적인 조직검사 없이도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환자의 진료 편의와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글로벌 다기관 연구를 통해 AI 모델을 고도화하면, 희귀 심장질환이나 운동선수의 병적 심장비대 감별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심장학회(AHA)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심혈관 영상 전문 학술지 '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IF 8.2)'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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