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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 '짝퉁'이 된 왕실의 보석…반클리프가 김건희에게 뭐길래

기사입력 2025-07-29 08:08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드리드=연합뉴스)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2022.6.30
세공사 반클리프와 처가 아펠이 공동 창업한 주얼리 브랜드

그레이스 켈리로 '왕실의 보석' 타이틀, 이란 왕가도 주요고객

오드리 헵번 '로마의 휴일' 히트로 뭇 여성들의 로망 돼

김건희 측 "목걸이는 가짜" 주장, 진짜 짝퉁이라면 국격 추락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김건희 특검으로 서민들에게도 알려진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이하 반클리프)은 '왕실의 보석'으로 불린다. 1896년 프랑스 파리의 네덜란드인 보석 세공사 알프레드 반 클리프가 그의 장인 살로몬 아펠스가 설립한 브랜드로, 1956년 할리우드 스타에서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 예물 세트를 제작하면서 세계 왕실이 사랑하는 하이엔드 주얼리로 자리매김했다.

이란 팔레비 왕가도 단골 고객이었다. 1971년 레자 팔레비 국왕이 페르시아제국 건국 2500주년 기념식을 열 당시, 파라 왕비만을 위해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빛나는 티아라(여성용 관)와 목걸이, 브로치, 이어링 등 '파라 세트'를 특별 제작해 헌정했다. 이 세트는 1979년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뒤 국보급 보물로 지정돼 이란 중앙은행의 지하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반클리프가 유럽 상류사회와 왕실 테두리에서 벗어나 뭇 여성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은 데는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영국)의 힘이 컸다. 헵번은 영화 <로마의 휴일>(1953년 개봉)에서 외국 공주 '앤' 역을 맡아 다이아몬드·진주·사파이어로 장식된 반클리프의 초커(목에 밀착한 짧은 목걸이)로 아름다운 목선을 뽐냈다. 반클리프 브랜드가 언론에 오를 때마다 1993년 세상을 떠난 헵번이 소환되는 배경이다.

그런 반클리프가 김건희씨 특검 수사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검은 김씨가 2022년 스페인 방문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사의 목걸이를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를 통해 건넨 뇌물로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여 실물을 확보했다.

김씨는 처음엔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 해명하다가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직접 구매한 모조품, 속칭 짝퉁이며 이미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의 반클리프 사랑은 주얼리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어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김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에 네잎클로버 모양으로 유명한 반클리프의 '알함브라' 팔찌를 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시선을 끌기도 했다.

만약 김씨 측 주장처럼 스페인에서 착용한 목걸이가 짝퉁으로 드러난다면 이보다 더한 나라 망신은 없을 것이다. 일국의, 그것도 세계 10대 강대국의 퍼스트레이디란 사람이 유럽 왕실과 함께 한 정상외교 무대에 짝퉁을 차고 나선다는 게 상상조차 할 수 있는 일인가. 반클리프와 그 처가 식구들도 지하에서 박장대소할 것 같다.

jah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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