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한낮 찜통더위는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밤에도 후덥지근한 열대야는 여전하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로 수면이 위협받고 있다.
◇불면증, 면역력 약화 등 다양한 문제 초래…암 발생 위험 24%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불면 장애 환자는 2020년 65만 8675명에서 2024년 76만 8814명으로 5년 사이 약 10만 명이 늘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는 "신체의 자연적인 수면-각성 주기, 즉 생체 리듬은 수면을 시작하기 위해 체온이 내려가면서 잠이 들어야 하는데, 열대야가 발생하면 체온이 떨어지기가 어렵고 이로 인해 불면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면역력 약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
장기적인 불면 상태는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우울증과 불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 병력이 있는 사람은 암 발생 위험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소년층, 노년층, 갱년기 여성,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신현영 교수는 "6~12세 유소아는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발달 지연 가능성이 있고, 면역력 저하로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며 학습력과 기억력도 감소될 수 있다. 또한 수면 주기 리듬이 덜 발달되어 환경 변화 적응력이 부족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체온 조절 기능 저하와 수면 구조 변화로 열대야에 취약한 노년층은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등)이 있을 경우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다.
호르몬 변화를 겪는 갱년기 여성도 체온 조절 장애와 수면 각성 주기가 불안정해지고, 야간 발한 증상이 열대야와 겹치면서 불면증은 더 심화될 수 있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호흡기질환자는 습도 증가로 호흡곤란 가중 위험성이 있으며 심혈관 질환자는 교감신경 항진으로 혈압 변동성이 커지고, 수면 중 혈류량 변화로 심부전이나 부정맥 발생 위험도 상승한다.
◇열대야 극복 수면법 '7가지'…잠자기 2시간 전 운동 피해야
불면증을 겪는 이들을 위해 신현영 교수는 열대야 극복 수면법 '7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낮잠은 피하거나 가능한 30분 이내로 짧게 자야 한다.
규칙적인 기상 시간, 식사, 생활 등도 필요하다.
신 교수는 "덥다고 식사를 거르면 저녁에 배가 고파 잠을 방해할 수 있으니, 되도록 저녁 식사를 거르시지 않고 가볍게 먹어야 한다"며 "출출해서 잠이 안 올 때는 뇌를 진정시켜 주는 세로토닌이 들어 있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잠을 준비하는 동안 두뇌의 활동을 줄여야 한다.
뇌가 잠을 자기 위해서는 뇌의 활동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취침 전 자극적인 TV프로그램, 스마트폰을 시청하면 뇌가 활발히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술, 담배, 커피, 콜라, 녹차는 자제해야 한다.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14시간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카페인에 예민하다면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수면 유도 효과를 갖고 있지만 대사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산물은 수면 유지에 문제를 일으켜 이른 새벽 잠에서 깰 수 있다.
니코틴은 도파민의 활성을 증가시켜 각성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은 취침에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이나 속보, 산책 등을 하되 잠자기 2시간 전에는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트레칭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침실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고, 편안한 침구를 사용하는 등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나 명상, 독서 등도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냉방기기를 사용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되도록 섭씨 24~26도, 습도는 40~60% 정도로 유지한다. 지나친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 및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분다면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흐르게 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이같은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면증이 계속된다면, 수면보조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성분의 영양제는 일시적 불면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20분 이상 잠이 안 오면 누워있지 말고 독서, 편안한 음악 감상, 복식호흡 스트레칭 등 자극을 조절하고 잠이 오면 다시 눕는 것이 좋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