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imazine] 동서양의 교차로 튀르키예 ③ 기내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기사입력 2025-08-07 08:06

이즈미르의 미식 문화에 쏠린 세계 각국 기자들 [터키항공 제공]
터키항공 국내선 기내식 [사진/성연재 기자]
터키항공 국내선 기내식 [사진/성연재 기자]
이즈미르의 케메랄트 시장 [사진/성연재 기자]
미디예 돌마를 취재하는 튀르키예 미식투어단 [터키항공 제공]
튀르키예식 '홍합밥'인 미디예 돌마 [사진/성연재 기자]
무스타파 디저트 [사진/성연재 기자]
곱창전골과 유사한 탁심광장 뒷골목의 이슈켐베 수프 [사진/성연재 기자]


(이스탄불=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중해의 햇살, 실크로드의 향신료, 오스만 궁정의 요리가 하나의 식탁 위에서 만난다.

튀르키예의 미식 여정은 단순한 미각의 향연이 아닌, 수천 년을 축적해온 문명과 문화를 맛보는 일이었다.

에게해 바람을 머금은 와인 한 잔, 구운 가지에 얹힌 요구르트, 싱싱한 해산물은 각기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튀르키예 음식은 길거리 국밥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까지 폭넓고도 깊다.

특히 이스탄불의 미식 여정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문화와 역사, 사람을 이해하는 창이 된다.

◇ 기내에서 만난 튀르키예 음식



터키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주방장 모자를 쓴 승무원을 보고 자연스레 기대에 부풀게 된다.

기내식 조리를 전담하는 '플라잉 셰프' 덕분이다.

이들은 전문 기내식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엄격한 훈련을 받은 요리사들이다.

기내에서 튀르키예 특유의 환대 문화와 미식 전통을 기내에서 그대로 구현한다.

이런 이유로 터키항공의 기내식은 특별하다.

올해 '스카이트랙스 세계 항공 어워드'에서 10년 연속 '유럽 최고의 항공사'로 선정된 터키항공은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식' 부문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천-이스탄불 노선의 비즈니스석에서는 두 끼가 제공된다.

첫 식사는 코스 요리로 구성되며, 착륙 전에는 다소 가벼운 음식이 제공된다.

저녁 식사의 경우, 전채요리로는 모차렐라와 야채 구이, 연어 타르타르와 월도프 샐러드, 혹은 감자 크림수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요리는 농어구이(감자볶음, 브로콜리, 방울토마토, 아몬드 로메스코 소스) 또는 쇠고기 필레와 구운 야채 중 고를 수 있다.

디저트로는 튀르키예 전통 후식, 오렌지 마멀레이드 케이크, 초콜릿 아이스크림, 다양한 치즈, 신선한 과일샐러드 등이 준비돼 있다.

특히 아침 식사는 꼭 맛봐야 할 메뉴다.

간단한 와플과 함께, 튀르키예 전통 방식으로 구운 빵이 제공되는데, 여기에 곁들인 카이막(튀르키예식 크림)은 입안 가득 깊은 풍미를 남긴다.

◇ 우리 입맛에도 맞는 서민 음식

튀르키예는 풍경과 유산만의 나라가 아니다. 진짜 튀르키예는 식탁 위에 있다.

이스탄불과 이즈미르의 거리에서 만난 서민 음식은 이 땅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령 미디예 돌마(midye dolma)는 대표적인 국민 간식이다.

미디예는 홍합, 돌마는 속을 채운 요리를 뜻한다.

반짝이는 홍합 껍데기 안에 향신료와 허브로 맛을 낸 쌀을 채운 이 음식은 특히 이즈미르 거리에서 인기가 높다.

갓 찐 홍합 위에 익힌 쌀을 얹어 껍데기를 숟가락 삼아 한입 넣고, 레몬즙을 톡 뿌려 먹으면 바다의 짭조름함과 쌀의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이즈미르 스타일은 매운 향신료나 건포도, 잣을 사용하지 않아 깔끔하고 담백하다.


오랜 전통의 디저트 가게 하피즈 무스타파(Hafız Mustafa)는 오스만 시대부터 이어져 온 단맛의 유산이다.

로쿰, 바클라바, 무할레비 등 고전 디저트는 바닐라 향과 피스타치오 시럽으로 재해석돼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일행 가운데 일본인 미식 전문가들이 소 내장을 푹 고아 만든 '이슈켐베 수프'를 꼭 맛보고 싶다고 해 함께 탁심 광장 뒷골목을 헤맸다.

마침내 '29 에킴 이슈켐베 살로누'라는 식당에서 곱창전골을 떠올리게 하는 얼큰하고 진한 국물의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식 곱창전골과도 흡사한 맛 뒤에는, 오랜 세월 중앙아시아를 떠돌다 이 땅에 정착한 튀르키예 유목민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