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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美경제 전망에…두 달 넘게 박스권 갇힌 국고채 금리

기사입력 2025-08-19 08:08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투협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美 지표에 일희일비…한은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 '물음표'도 원인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상·하단이 꽉막힌 국고채 금리의 박스권 장세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초부터 연 2.340∼2.498%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같은 기간 5년물 금리 역시 연 2.515∼2.663%에서 오르고 내렸다.

중장기물인 10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연 2.766∼2.905%, 연 2.650∼2.783% 범위의 박스권에 갇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움직이는 중이다.

앞서 국고채 금리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인해 안전자산에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채권의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뜻한다.

그러다 지난 5월로 접어들자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까지 더해져 다시 상승하는 등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에 갇힌 것은 미국발 경제전망이 하루가 멀다고 오락가락하면서 금리 방향성을 흐트러뜨리고 있는 탓이 크다.

최근만 해도 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을 당시에는 관세 충격이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빅 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나오며 금리를 끌어내렸지만, 이후 발표된 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확인한 시장은 물가 상승에 큰 불안감을 느끼는 등 지표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분위기다.

대내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출만한 재료들이 쌓이고 있다는 점도 박스권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졌고, 수출도 관세율 측면에서 주요 경쟁국 대비 크게 불리한 것이 없어 보인다. 내수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유효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만큼 경제상황이 나쁘지 않은 반면,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은 주택시장 과열 및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 등 확인해야 할 항목들이 남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이달이 아닌 10월이 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달 말 내년도 예산안 공개를 앞두고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국고채 발행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부담감도 금리 하단을 제한한다.

국고채 금리의 또 다른 변수인 외국인 수급 동향도 주목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현물 순매수세는 빠르게 약해지고 선물 순매수세는 강해지고 있어, 외국인들이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현물에는 손을 대지는 않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인 만큼 외국인도 시장을 관망하는 중이다.

조만간 미국 중앙은행장들의 연례 모임인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현지시간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오는 25일), 한은 통화정책방향회의(28일) 등 주요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된 만큼 국고채 금리의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ykba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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