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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해녀들 "쏠비치 착공 후 물질 못해…어장 복원·보상해야"

기사입력 2025-08-24 08:27


경남 남해군 설리마을 해녀들이 지난 7월 개장한 '쏠비치 남해' 리조트 공사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됐다며 어장 복원과 보상을 요구한다.

해녀와 리조트 간 갈등이 지속되며 관광객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했던 리조트 운영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24일 남해군 등에 따르면 쏠비치 리조트가 있는 미조면 설리마을 해녀들이 지난 4월부터 군청과 리조트 앞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2019년 리조트 착공 이후 진행된 발파와 해저 관로 설치 등으로 해초가 사라지고 성게, 해삼, 전복 등 어패류가 급감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평생을 바친 일터인 설리 앞바다가 공사로 인해 물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망가져 생존권이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정부 차원의 피해 실태 조사와 어장 복원, 생계 보상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리조트 개장 후에도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갈등 해소는 요원한 상황이다.

시행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2023년 설리마을 어촌계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와 '지역발전 상호 협약서'를 체결했다.

리조트 건축에 따른 보상으로 현금 12억원 지급, 회센터 신축 등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해녀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원회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지급하기로 약속한 현금을 분배해주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경우 해녀 한 명당 수백만원 상당의 보상이 돌아가는데, 이 금액으로 피해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개장 두 달이 다 되도록 구체적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며, 합당한 보상안이 나올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충남 군수까지 나서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소노인터내셔널은 추가 보상금 지급에 난색을 표한다.

갈등이 길어지며 해녀들의 집회가 시끄럽다거나 불편하다는 등 리조트 방문객과 주민들 민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현재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며 "양쪽 당사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어떻게든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개장한 관광휴양 리조트 쏠비치 남해는 451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인피니티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외관은 남해 다랭이마을을 참조해 설계됐으며, 이탈리아 남부 포시타노 해안 절벽을 모티브로 자연의 단차 지형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home1223@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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