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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매년 9월 21일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 Disease International, ADI)와 함께 제정한 세계치매의날(World Alzheimer's Day)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사멸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로 인해 기억력과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며, 병이 진행되면 일상생활 수행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발병 원인을 밝히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대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로, 이는 뇌 속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아 농도를 높이고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경구용 외에도 패치형 치료제가 도입되어 있어, 약을 스스로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의 근본 원인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제들도 개발되고 있다. 기존 약물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비정상 단백질을 항체로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다. 이 같은 면역치료제는 주로 정맥주사 형태로 투여되며, 특히 발병 초기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강동우 교수는 "아직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치매 치료의 방향이 단순한 증상 완화에서 원인 치료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대사질환, 우울증, 음주, 흡연 등 치매의 위험 인자를 조기에 관리하고, 꾸준한 신체 활동과 인지 자극,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 및 진행 억제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매는 초기에 변화된 인지 기능을 알아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인이 이전에 유지하던 인지 기능과 비교해 의미 있는 변화가 지속된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주 물건의 위치를 잊거나 약속을 반복해서 잊고,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건망증은 단서를 제공받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단서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또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특별한 계기 없이 공격성, 무기력함 등이 나타나는 정서적 변화로도 치매가 시작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증상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동우 교수는 "결국, 치매는 진단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치매로 인한 기능 저하 속도를 정상 노화 속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 목표이며, 이를 위해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료진의 전문적인 진료, 그리고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인프라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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