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기사입력 2025-09-25 15:45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10경 중 제1경은 의림지다.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경승지로 호수 주변에 순조 7년(1807)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에 건립된 '경호루',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용추폭포' 등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하다. 사진제공=지엔씨21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입이 즐겁고, 눈까지 즐거울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종착지는 충북 제천이다.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불리낟. 대표 보양식재료인 황기의 대부분이 재배되고, 다양한 산나물까지. 무엇보다 지자체가 나서 '약채락'이란 건강식 브랜드도 만들었으니 가을에 딱 어울리는 건강한 미식 여행지다. 게다가 제천에는 의림지를 비롯해 청풍호 등 다양한 볼 거리가 많다. 산과 들, 호수에서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몸을 맡기다 보면 가을의 특별한 추억이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 남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가스트로 투어에서 맛볼 수 있는 의림지떡갈비의 약선비빔밥. 사진제공=지엔씨21
'입이 즐겁다' 가스트로투어

충북 제천에는 잘 짜여진 미식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별다른 준비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맛과 품질을 엄선한 다양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커피와 차를 비롯해 다양한 디저트로 구성된 가스트로 투어다. 가스트로 투어란 배, 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gastro와 여행의 tour가 합쳐져 만든 합성어로 미식여행을 말한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가스트로 투어에서 맛볼 수 있는 키피제이의 차와 디저트. 사진제공=지엔씨21
제천 가스트로 투어는 도심 속에서 제천 최고의 맛을 찾아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덩실분식, 마당갈비, 빨간오뎅, 대장금식당, 오디향, 제천맥주 등 치유도시 제천의 특색을 살린 건강하고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해설사와 함께 하기 때문에 자세한 제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카스트로 투어에서 맛볼 수 있는 낭만짜장과 크림탕수육. 사진제공=지엔씨21
제천을 걷고, 제천 음식을 먹고, 제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코스다. 다채로운 4가지 코스로 미식도시 제천을 만날 수 있다. 시내권 A코스는 덩실분식-마당갈비-상동막국수-샌드타임-빨간오뎅, 시내권 B코스는 대장금식당-상동막국수-아침햇살 떡 베이커리-빨간오뎅-제천맥주로 구성됐다. 의림지권 A코스는 호반식당-커피플러스 제이-다원애-낭만짜장, 의림지권 B코스는 오디향-카페피노-카페꼬네-약선재를 방문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제천의 가스트로 투어는 코스별 완성도가 뛰어나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가스트로 투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원의 쌍화탕.
제천 가스트로 투어를 이용할 경우 꼭 알아야 할 팁. 가스트로 투어는 시간은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각 코스별 시식음식은 식사류(쌀, 견과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디저트류(커피, 찹쌀떡)로 알러지가 있는 경우 사전에 해설사에게 알려주면 건강하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가스트로 투어는 100% 사전예약으로 진행된다. 1회당 4인~15인 정도 참여 가능하며 4인 이상 예약 시 투어가 진행된다. 시내권 코스 1인 2만6000원, 의림지권 코스는 1인 2만7500원이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의림지 인근에는 솔밭 공원이 있다. 천연림의 송림 지역으로 소나무가 없는 빈터 잔디밭에 10여 점의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제천 가스트로 투어를 즐기고, 주변 볼거리를 둘러보고 싶다면 솔밭공원을 추천한다. 제천시에서 2008년부터 의림지 부근에 대한 정비 작업을 진행하면서 주변의 소나무 숲을 활용해 조성했다. 자연림과 잔디가 어우러진 공원으로 총면적은 6344㎡이다. 천연림의 송림 지역으로 691주의 소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소나무가 없는 빈터 잔디밭에 10여 점의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다. 솔밭공원에서 제2의림지인 비룡담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솔나무길은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책 코스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청풍호 인근에 있는 성현한정식의 약채락. 사진제공=지엔씨21
가스트로 투어가 아니더라도 제천의 건강한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 식당에 방문한다면 입구에서 '약채락'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 바우본가, 예촌, 노다지맛집, 원뜰, 성현한정식 등에서 약채락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다.


약채락은 제천의 대표 음식 브랜드다. 제천 약채락 음식은 대표 4대 약념을 사용해 풍부하고 건강한 제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4대 약념이란 황기를 사용해 24시간 숙성한 간장, 제천 대표 약채인 당귀를 사용해 만든 고추장, 양채를 활용한 초페스토와 뽕잎으로 만든 초소금을 말한다. 약초고추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뽕잎, 황기잎, 오가피잎과 황기, 당귀, 오가피 추출액을 넣어 특허를 취득했다. 향긋한 약초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면 밥이 아닌 보약을 먹는 기분이 든다.

약채락은 메뉴도 다양하다. 약초고추장으로 맛을 낸 약채락 비빔밥부터 제철 채소와 약초를 다양하게 활용한 약채락 한정식까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한방약재로 진하게 우려낸 한방백숙 요리도 유명하다. 건강한 약초 잎을 조리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즐기는 쌈밥정식도 인기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산 정상에서 제천의 다양한 가을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가을 계절 담은 여행지의 매력 속으로

제천10경 중 제1경은 의림지다.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경승지로 호수 주변에 순조 7년(1807)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에 건립된 '경호루' 그리고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용추폭포' 등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하다. 용추폭포라는 이름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하고 터져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용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용폭포'라고도 한다. 의림지는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이 노후에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일명 제비바위, 연암, 용바위)와 마시던 '우륵정'이 남아 있다.

제천은 의림지외에도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장소다. 그만큼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제천의 가을을 가장 잘 느끼려면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위치한 해발 531m의 명산이다. 청풍호 비봉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짙푸른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넓은 바다 한가운데 섬에 오른 기분이다. 강풍(초속 15m이상), 낙뢰 발생 시에는 운행을 중단한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의 정방사는 산 절벽에 있는 절이다. 입구에서부터 정방사 초입까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어 승용차를 이용해 접근이 수월하다. 사진제공=지엔씨21
가을 단풍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정방사로 발길을 옮겨보자. 금수산 자락 신선봉이 청풍호 방향으로 뻗어 내린 능선 위에 자리한 정방사는 신라 문무왕 2년(662년)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정방사는 662년(신라 문무왕 2)에 의상대사가 도를 얻은 후 절을 짓기 위하여 지팡이를 던지자 이곳에 날아와 꽂혀서 절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법당과 칠성각, 유운당, 석조관음보살입상, 석조지장보살상, 산신각, 종각 등이 의상대라 불리는 암벽 아래에 옹기종기 배치되어 있다.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어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정방사 법당 앞마당에서 해질녘 내려다보는 경치가 백미다. 청풍호의 물줄기와 이를 겹겹이 둘러싼 능선들 너머로 웅장한 모습의 월악산 영봉이 노을 속에 빛난다. 원통보전 뒤 절벽 틈의 석간수 또한 정방사의 자랑이다. 단숨에 갈증을 잊게 할 정도로 약수가 차고 달콤하다.


제천 의림지에서 즐기는 미식 향연…천고마비의 계졀 '먹고 또 먹고'
◇제천의 베론 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천주교사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
배론 성지는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천주교사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성지이지만 여행객이 즐겨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58년 원주교구에 속하여 원주교구장이 개발 착수하여 진입로를 비롯한 성지일원을 말끔히 정리하고 단장했다. 황사영이 백서를 썼다는 토굴과 옛 모습대로 재현한 신학교 등이 잘 복원 돼 있으며, 정원과 잔디밭도 예쁘게 꾸며져 종교와 상관없이 산책 겸 들러보기 좋다.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 한옥 누각성당인 배론본당,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 피정의 집, 조각공원, 문화영성연구소 등이 들어서 있다. 숲속으로 난 '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수난과 죽음의 과정을 묵상하는 길이다. 배론성지의 십자가의 길은 뒷산, 숲속을 지나도록 만들어졌다. 나무 사이사이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조형물들이 멋진 예술작품 못지않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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