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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車 판매 확대·빠른 전동화 주효…로보틱스·수소 등 리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리더십 아래 글로벌 '빅3'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했고, 전동화 등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 이른바 '퍼스트 무버'(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미국 관세와 중국 신규업체와의 경쟁 등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와 그룹에 내재한 위기 극복 DNA를 활용해 현재의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 정의선 시대 '빅3' 굳혀…고부가가치車 판매·빠른 전동화 주효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0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의 지휘 아래 판매량 기준 글로벌 '빅3'로 성장했다.
2019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 5위였던 현대차그룹은 2022년 3위로 처음 뛰어올랐고, 지난해 총 723만여대를 판매하며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와 함께 '빅3' 위치를 공고히 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도 2019년 163조9천억원에서 2024년 282조7천억원으로 73% 늘었고,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5조6천억원에서 26조9천억원으로 380% 급증했다.
현대차그룹의 성과에는 정 회장의 경영전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제네시스를 필두로 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빠른 전동화 전환이 대표적이다.
지난 5년간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에서 판매한 레저용 차량(RV) 평균 가격은 각각 114%, 58% 상승했고, 이 기간 가성비 브랜드로 인식됐던 현대차·기아의 이미지도 '제값 하는 고품질차'로 개선됐다.
정 회장은 2016년 부회장 당시 제네시스의 출범을 진두지휘했고, 제네시스 판매량은 2019년 7만7천135대에서 2024년 22만9천532대로 크게 늘며 글로벌 대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에 눈 뜨기 전 미리 트렌드를 읽고 전기차 개발에 앞장섰던 것도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전기차 개발이 한창이던 2018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성능과 가치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이 개발됐고, E-GMP에 기반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9 등은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연이어 선정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PHEV 포함) 인도량 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다.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폭스바겐, 테슬라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을 맞자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모델을 올해 기준 45종까지 확대하는 등 유연한 대응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5년 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141만여대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9.4%로 커졌다.
◇ 로봇·수소·SDV 등 미래모빌리티 투자 박차
정 회장은 미래모빌리티의 퍼스트 무버가 되자는 기치 아래 로봇, 수소, AAM(미래항공교통) 등 신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로보틱스랩을 신설한 후 2021년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은 인수 당시 사재 2천49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수소 에너지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글로벌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를 출범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삶의 공간'이라는 정 회장의 지론 아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 상용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모셔널, 슈퍼널(Supernal) 등을 통해 자율주행과 AAM의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소프트파워 위상도 높아져…위기 정면돌파 의지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이후 소프트파워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브랜드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4년 가장 급성장한 브랜드'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양복으로 제한됐던 출근 복장을 자율화하는 등 조직문화 수평화에도 관심을 가졌고, 그 결과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자발적 이직률이 국내에서 가장 낮아지는 등 조직문화도 크게 자율화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관세 등 글로벌 통상 리스크,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 전기차 수요 둔화 대응 등 새로 맞은 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급망 다각화, 탄력적 생산·판매 등 시장별 전략을 통해 미국 관세에 대응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EREV 및 수소전기차 출시 등으로 전기차 캐즘에 대항할 예정이다.
올해도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인프라와 인재를 활용해 중국과의 경쟁에 대응할 계획이다.
vivid@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