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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SK온 적자 전망…캐즘·보조금 종료 돌파구로 ESS 집중
삼성SDI와 SK온의 경우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완전한 불확실성 해소로 보기는 이르지만, 북미 공장 가동률 확대와 ESS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천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4.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천161억원을 16.5% 웃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은 3천65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천358억원이다.
앞서 2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AMPC(4천908억원)와 비교하면 세액공제액은 줄었지만, 보조금을 뺀 영업이익은 2천3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직전 분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를 제외한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에 지급되는 세액 공제 혜택으로, 배터리 생산량과 투자액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AMPC의 영향은 물론, 지속적인 고정비 감축 노력에 더해 북미 ESS 출하에 따른 수익 본격화, 원통형 EV 및 파우치 고객 물량 증가에 따른 소형 사업 개선 영향이 주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을 건설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9월 말 북미 EV 보조금(7천500달러) 지원 종료 등으로 ESS 사업이 하반기 실적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롱셀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현지 ESS 생산 역량 또한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합작법인(JV)을 포함한 일부 생산능력(캐파)을 ESS향 공급에 먼저 활용해 설비 효율을 높여갈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EV 배터리 판매 환경은 비우호적인 상황이나 ESS 배터리, 소형전지 판매 증가가 EV 배터리 판매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며 "미국 미시간 공장은 4분기 풀 램프업을 완료할 예정이며 ESS 배터리 매출액도 52%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부문 매출액이 2분기 약 360억원에서 3분기에 700억원 이상으로 두배 가까이 늘고, 4분기에는 1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1천2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SDI는 올해 3분기 3천1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SK온 또한 1천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아직 회복하지 못한 데다, LG에너지솔루션보다 LFP 배터리 대응이 늦은 데다 ESS 비중이 작다는 점도 작용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 현지 생산공장과 배터리 생산량이 적어 AMPC 수혜 규모도 크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SDI와 SK온은 삼성SDI와 SK온도 올해 2분기 AMPC로 각각 664억원, 2천734억원을 받았으며 3분기에는 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양사 역시 본격적인 ESS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와 중국 공장에서 ESS를 생산해 온 삼성SDI는 이달부터 미국 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일부 라인을 활용해 ESS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SK온 미국 ESS 시장을 겨냥해 내년 하반기부터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일부 생산 라인을 ESS 양산에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즘이 지속하고 북미 전기차 보조금 지원이 없어지면서 이차전지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여전히 가장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위해 최근 수요가 커지고 있는 ESS가 실적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