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고문사망 20대 지인 "돈벌려고 택배 일도 하던 학생"

기사입력 2025-10-13 16:57

[AKP통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에게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관련 질의하고 있다. 2025.10.13 hwayoung7@yna.co.kr
숨진 대학생 고향 마을 '적막감'…주민 "유족 힘들어해"

(예천=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캄보디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모(20대)씨는 야간에 돈을 벌기 위해 택배일도 하고, 눈이 오면 집 마당을 부지런히 쓸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고 주변 지인들은 기억했다.

13일 대학생 박씨가 살았던 경북 예천 고향마을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박씨의 친할머니가 택배 일을 하는 박씨를 자랑스럽다는 듯 말한 적이 있어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르신은 박씨가 어렸을 적 아버지, 형과 함께 이곳 마을에 이사를 왔다고 했다.

그는 "박씨 형제는 친할머니와 아버지의 손에 길러졌다"며 "박씨 아버지가 두 아들을 키우려고 일용직 등 여러 일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타지에 대학교를 간 이후에도 종종 집에 왔다"며 "지난 봄에도 마을에 와서는 나한테 반갑게 인사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 오면 집 마당을 부지런히 쓸고 동물을 좋아해 개랑 닭도 정성스럽게 키워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70대 주민은 "박씨가 성인이 된 이후에 택배 일을 하는 등 돈을 벌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한다"며 "집안 형편이 원래 좋지 못했는데 최근 친할머니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8월 박씨가 숨진 후 그의 아버지는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을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어르신은 "박씨 아버지가 출근 때 타는 화물차량이 언젠가부터 주차된 채 움직이질 않더라"며 "끼니를 거를 만큼 힘들어하니까 초등학교 친구가 와서 밥을 챙겨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가 살던 마을에는 비가 내리며 적막감만 감돌았다.

그의 가족이 지내는 곳으로 알려진 주택에는 목줄에 묶여있는 반려견 한 마리만 외로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유족은 아침 일찍부터 용무를 보기 위해 차를 타고 집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경북 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는 신고는 박씨 사건을 비롯해 모두 7건이 접수됐다. 이 중 2건(상주 1건, 경주 1건)은 미해결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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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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