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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정일영 "결혼, 불이익이 아니어야…제도 재검토 필요"
(서울=연합뉴스) 박재하 기자 =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가 10년 새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청약기회나 대출한도 등 측면에서 부부가 불이익을 겪는 구조 탓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14일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년 이상 혼인신고가 지연된 건수는 10.9%(2014년)에서 19.0%(2024년)로 크게 늘었다.
작년 기준으로 부부 5쌍 가운데 1쌍은 1년 이상 혼인신고를 늦췄던 셈이다.
혼외출산 비율은 지난해 5.8%(13,827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혼인신고를 했을 때 주택 마련에 필요한 혜택이 사실상 축소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혼했지만 혼인신고를 미루는 대표적인 이유로 ▲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 주택청약 기회 축소 ▲ 취득세 중과 구조 등이 꼽힌다.
예컨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내 집 마련 디딤돌대출'의 경우 미혼자는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일 경우 최대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신혼부부는 합산소득이 8천5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주택청약 또한 미혼일 때는 부부 각각 청약할 수 있지만, 혼인신고 후에는 가구당 1회로 제한된다.
혼인신고 전에는 각자 1주택 보유 시 1∼3%의 취득세 일반세율이 적용되지만 혼인신고 후에는 1가구 2주택으로 분류돼 조정대상지역 기준 8%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법적인 혼인 상태가 주택마련 등에는 불이익으로 인식될 수 있는 셈이다.
정 의원은 "혼인신고 지연과 소득 양극화 통계는 청년세대의 현실적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결혼이 불이익이 아닌 선택이 되도록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주택, 세제, 금융 전반의 제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aeha6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