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장관, 새 원전 건설 "현행 계획 존중" 밝혔지만…확답 피해

기사입력 2025-10-14 15:19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5.10.14 pdj6635@yna.co.kr
'모호한 태도' 유지…"11차 전기본 존중, 감안해 12차 수립"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탈원전 시즌2'라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부 국정감사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전 2기 건설은 진행되는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현재 11차 전기본이 국가계획이니, 11차 전기본이 효력이 있는 한 그 말이 맞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11차 전기본에 따른 원전 건설을 위한 행정행위를 하는 것으로 안다. 국민 공감이 필요하겠지만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거나 "11차 전기본에 따라 원전을 추가로 짓기로 확정한 것을 감안해 재생에너지와 합리적으로 섞겠다"고 하는 등 신규 원전 건설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장관이 된 이후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공론에 부치겠다고 하는 등 다소 결이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이날도 조 의원이 "11차 전기본에 따른 원전 2기 건설은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재차 묻자 김 장관은 "11차 전기본에서 검토했던 안을 포함해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그 부분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3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는 것이냐"라는 조 의원 지적에 "11차 전기본이 현재 국가의 공식적인 전력 수급 계획이기 때문에 존중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요소를 다 감안해서 12차 전기본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원전을 짓는 데는 부지를 확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고려하면 약 14년, 부지 확보를 제외하면 7∼8년 정도 걸린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11차 전기본을 수립할 때 대형 원전 건설 기간을 167개월로 제시했다.

오랜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원전을 짓든, 짓지 않기로 하든 정부가 이른 시일에 명확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이 신규 원전 건설에 모호한 태도를 고수하는 이유는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이어 '탈원전 시즌2'를 추진한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그는 이날 "탈원전주의자 아니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탈원전주의자가 아니라 탈탄소주의자"라고 답했다.

과거 노원구청장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일 때 원전을 더 건설하지 말자거나 원전이 위험하다고 발언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원전이 위험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99.99% 안전하더라도 0.01% 때문에라도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지금은 탄소를 저감하는 것이 급하다"면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되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조화롭게 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