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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대·앵글리아 러스킨대 레이철 밀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5일 과학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서 조류 25개 목(目) 136종 1천439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공동 저자인 오스트리아 빈 수의학대학 메건 램버트 박사는 "새의 신공포 성향은 서식지가 변할 때나 사육 개체를 자연에 재도입할 때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행동 성향을 잘 이해하면 멸종 위기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맞춤형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는 밀러 박사와 램버트 박사가 설립한 전 세계 조류 행동 연구 네트워크 '매니 버즈 프로젝트'(ManyBirds Project) 연구진 등 세계 82개 기관 129명의 연구자가 참여했으며 24개국에서 실험이 진행됐다.
신공포(neophobia)는 동물이 새로운 사물이나 자극을 회피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위험과 기회를 어떻게 균형 있게 판단하는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중한 태도는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하지만 새 둥지 자리나 먹이, 환경 변화에 적응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조류 136종 1천439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실과 야외, 동물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 먹이를 주면서 먹이만 줄 때와 먹이 옆에 낯선 물체를 함께 배치할 때 어떤 종이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는지 관찰 분석했다.
낯선 물체가 먹이와 함께 있을 때 새가 먹이에 접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길어질수록 그 새의 신공포 성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논병아리류(grebes)와 홍학류(flamingos)가 가장 높은 수준의 신공포 성향을 보였고, 매류(falcons)와 꿩류(pheasants)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낯선 물체가 있어도 빠르게 먹이에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새들의 신공포 성향을 분석, 먹이의 폭이 얼마나 다양한지와 철새처럼 이동하는지가 신공포 성향 결정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먹이가 제한된 종은 환경 자극 변화가 적기 때문에 변화를 더 위협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반면 먹이가 다양한 잡식성 새는 변화에 익숙해 새로운 먹이나 상황 탐색에 더 적극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철새는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낯선 물체나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공포 성향이 진화적으로 유리한 특성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실험에서는 '여럿이 있을 때 위험이 분산돼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새들은 한 마리만 있을 때보다 여러 마리가 함께 있을 때 신공포 성향이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다른 새의 공포 반응이 무리에 영향을 미쳤거나, 일부 새가 먼저 위험을 감수해 먹이에 접근하기를 기다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밀러 박사는 "신공포 성향은 종이 환경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평가하는 데 중요하다"며 "신공포 성향이 강하면 기후변화나 도시화 같은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성향이 약하면 더 유연하고 회복력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PLOS Biology, Rachael Miller et al., 'A large-scale study across the avian clade identifies ecological drivers of neophobia', http://dx.doi.org/10.1371/journal.pbio.3003394
scitech@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