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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수술의 약 70%가 수도권에서 진행돼, 지역 간 의료 인프라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잠재적 장기기증자인 뇌사추정자는 총 1만238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24.3%(3008명), ▲경기 21%(2598명), ▲부산 8.9%(1100명), ▲인천 6.1%(758명) 등으로 인구 규모와 대체로 비례했다.
이같은 쏠림현상은 장기이식 수술이 가능한 대형병원과 전문 의료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장기이식 수술은 외과 전문의, 이식 코디네이터 등 다학제 협력팀이 필수적이지만, 지방 병원들이 이식 전담팀과 응급 수술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뇌사추정자가 발생하더라도 실제 이식수술은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이뤄지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방에서 뇌사 장기기증 희망자가 발생하더라도 수도권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지방으로 내려가 장기를 적출한 뒤 다시 수도권 병원으로 돌아가 장기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장기이식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광웅 대한간이식학회장(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은 "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장기 적출·이송 네트워크 구성 사업'이 필요하다"며 "의료진이 지역을 오가며 장기를 적출하는 방식은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은 "일분일초가 중요한 장기이식 수술조차 지방의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지역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의료기관과 의료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