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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동안 매일 계란 30개'·'20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으면 생기는 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학·과학적 실험이 아니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유튜버들의 '생고생 도전기'다.
'미션'에 성공한 그는 "일주일 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배가 너무 자주 아팠던 것"이라며 "머리가 아프고 뒷목이 당기기도 했고, 체중이 1.3㎏ 감소했다"고 영상 말미에 밝혔다.
구독자 17만 명의 유튜버 '보통 사람'(@botonghuman)은 '평생 라면만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7일 동안 끼니를 라면으로만 해결하는 영상을 작년 8월 게시했다.
이에 "얼마나 잘 살길래 일주일 라면 먹기가 도전이냐. 나는 보름 넘게 라면만 먹은 적 있는데 유튜브보다 더한 삶을 살았다"('gre***')·"고작 일주일이 아니라 한 달도 가능하다"('프리***')·"10일 동안 라면만 먹었는데 아무 이상 없었다"('Asp***') 등 그게 무슨 도전이냐고 비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하지만 그 사이 조회수는 10만회를 기록했다.
앞서 2004년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모건 스펄록은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을 보여주기 위해 30일간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으며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기록한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를 선보이며 큰 파장을 낳았다.
다큐에서 스펄록 감독은 체중이 12㎏ 늘어나고 여러 건강 수치가 나빠졌으며, 실험 도중 의사의 중단권고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기는 데 성공한 '슈퍼 사이즈 미'는 이후 맥도날드가 전 품목의 영양성분표를 공개하고 저칼로리 메뉴를 늘리는 등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유튜버가 보여주는 극단적 도전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장은 "관심과 돈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는 것은 당연히 추천하지 않는다"며 "삶에서 나쁜 확률을 높이는 위험성을 굳이 안고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걸 원할수록 크리에이터들도 더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려고 경쟁할 것"이라며 "이러한 단기적인 도파민을 추구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더 자극에 둔해지고 불행해진다"고 덧붙였다.
음식을 먹지 않고 버티는 콘텐츠도 등장했다.
구독자 약 2만 명의 유튜버 '동우의 시간'(@dongwootime)은 지난 2월 '20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으면 생기는 일'이라는 영상을 게시해 조회수 70만회를 기록했다.
이 영상 속에서 그는 음식을 먹지 않고 물과 얼음 등으로만 버티다 어지럼증·두드러기 등을 호소했고, 결국 15일차에 도전을 중단했다.
25일 현재 이 영상은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으로 삭제됐다.
유튜브 이용자 'cof***'은 "정말로 20일 동안 굶었으면 심정지를 비롯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유튜브 찍다 건강에 이상이 올 수도 있으니 다들 절대 따라 하지 말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오***'는 "보는 사람이 다 조마조마했다"며 "원래 단식 때는 소금과 물을 마시는데, 2주나 버틴 게 대단하다"고 적었다.
잠 안 자기 도전도 이어진다.
유튜버 고재영은 작년 1월 공개한 '100시간 동안 잠을 안 자면 생기는 일'로 누적 조회수 600만회를 기록했다. 갖은 노력을 하며 버텼지만 72시간째에 10분간 잠들며 도전에 실패했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자 이후 여러 유튜버가 잠을 참는 유사한 도전에 나서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올렸다.
양 과장은 "단식을 할 경우 탄수화물과 글루카곤을 먼저 녹여 쓰지만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곧 근육을 녹여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며 "결국 근육이 엄청나게 소실되고 몸은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잠을 참을 경우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불안해지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 몸에 이상이 가고, 다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돌아오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비행기만 타도 시차가 발생하면 피로를 겪는데, 100시간 동안 잠을 참는 건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극적인 도전기의 범람 속 '조작 논란'도 벌어진다.
구독자 60만명을 자랑하던 유튜버 잡재홍은 지난 1월 10일 게시한 '영하 11도 한국에서 가장 저렴한 차로 살아남기'로 조회수 330만회, 작년 12월 20일 게시한 '한겨울 완벽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며칠이 걸릴까?'로 조회수 156만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상 속 시간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나 장면 반복 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고, 그는 "시청자의 몰입을 위한 편집 장치이고 다큐 등 다른 콘텐츠에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youknow@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