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기록 완성! "여전히 떨리네요" [인터뷰]

기사입력 2025-10-26 19:51


"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
사진제공=KOVO

"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흥국생명-현대건설전. 현대건설 김희진이 공격 성공 후 김다인 세터와 포옹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2/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팀에게 누가 되지 말자, 그 마음 뿐이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김희진을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오랜만이었다. 김희진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현대건설은 26일 수원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정관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김희진은 현대건설 이적 후 2경기 연속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중이다. 앞서 흥국생명전에서 7득점 1블록, 이날 경기에서는 서브에이스 1개 포함 5득점(2블록)을 따내며 카리(23득점) 정지윤(16득점)을 도와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IBK기업은행에서만 14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그다. 하지만 올해부턴 현대건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한때 리그를 호령하던 최고의 공격수였다.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올림픽 멤버로도 활약하며 '배구황제' 김연경과 함께 배구팬을 몰고 다녔다.


"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
사진제공=KOVO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인해 아포짓에서 미들블로커로 전향했고, 팀에서는 점점 전력 외 취급을 받는 상황이었다. 2023~2024시즌에는 14경기 26세트, 지난 시즌에는 30경기 53세트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김희진은 현역 연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침 이다현이 흥국생명으로 FA 이적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긴 현대건설이 러브콜을 보냈다. 현대건설은 김희진 영입을 위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경기 후 만난 김희진은 "2경기 치렀는데도 여전히 떨린다. 아시다시피 정말 큰 변화를 겪었다. 2년간의 공백을 갖고 다시 코트에 뛰려니 쉽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워낙 성적이 좋았던 팀에 내가 들어왔는데, 코트에서 삐걱거리는 모습이 나오면 안되지 않나. '팀에 누가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뛴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가 나오니까, 또 긴장이 되고 마음이 힘들다."


"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
사진제공=KOVO
이날 김희진이 따낸 2개의 블로킹은 모두 2세트에 나왔다. 그중 첫번째 블로킹이 바로 V리그 역대 8번째 600블로킹을 채운 순간이었다. 양효진(현대건설)을 비롯해 정대영(은퇴) 김수지(흥국생명) 배유나(도로공사) 김세영 한송이 한수지(이상 은퇴)의 뒤를 이었다.

경기전 한국배구연맹(KOVO)은 달성이 머지 않은 각종 기준기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희진의 600블로킹은 한참동안 그 자리에 멈춰있던 기록이었다.

김희진은 "진작 했어야했는데, 팀을 옮겨서 이런 상을 받는 것도 의미가 크다. (양)효진 언니도 있고, 김다인이나 정지윤 같은 후배들과도 오래 알고 지냈다. 선수들이 착하고 편하게 대해줘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이 팀에서 앞으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나도 가슴이 설렌다. 더 많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내 시간은 2년간 멈춰있었다. 경기 중간에 (장내 아나운서가)600블로킹 얘기를 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또 무슨 기록을 세울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2년간 멈춰있었는데…" 김희진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 역대 8번째 대…
사진제공=KOVO
김희진은 "시즌 전에 걱정이 많았다. 블로킹 높이도 안나오고, 내가 봐도 많이 부족했다. '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가졌다. 그런데 누군가가 날 믿어준다는 건 선수에겐 가장 큰 힘이 된다. (감독님이)날 지지해주시니,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경기들이 남았으니, 예전의 김희진을 조금씩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거듭 다짐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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