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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피'(코스피 4,000)가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개미들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폭풍 매수했다.
앞서 개미들은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도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나 금·파킹형과 같은 안정 지향형 ETF를 매수하며 강세장 지속에 대한 불신을 보여왔으나, 사천피 시대가 목전에 놓이자 코스피 상승에 대거 베팅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도 개인 순매수 상위 5위(580억원 순매수)에 올랐다.
이는 개미들이 최근까지 코스피 상승의 지속성을 반신반의하며 미국 증시나 금, 더 나아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ETF에 투자했던 양상과 대조적이라 눈길을 끈다.
직전 1주일(지난 13∼17일) 간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ETF는 'TIGER 미국S&P500'이었다. 'KODEX 200'이 2위에 그쳤고 3·5·6위 모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 'TIGER KRX금현물', 'KODEX 금액티브'가 차지했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주 4위(1천220억원 순매수)에서 이번 주 3위(1천80억원 순매수)로 한 계단 올라왔으나, 순매수 규모는 다소 줄었다.
사천피 시대가 눈앞으로 바짝 다가오자 개미들이 부랴부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ETF를 대거 쓸어 담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96.03(2.50%) 오른 3,941.59에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3,951.07까지 치솟았다.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최고점을 새로 썼다.
종가 기준으로 사천피까지 불과 58.41포인트(1.48%)를 남겨둔 상태다.
다만 다음 주 대내외적으로 지수 변동성을 확대할 이벤트가 산적한 상태다.
대내적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29일)과 미중 정상회담(30일)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문제를 포함한 한미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 갈등이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대외적으로도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고, 29∼30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집중돼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연준의 유동성, 무역 협상,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기대감을 모두 선반영하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 11.5배까지 상승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의 상승세에 힘입어 ETF 순자산도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다.
가장 최신 통계치인 지난 23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의 순자산 총합은 약 266조2천630억원으로 집계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ETF는 올해 6월 4일 순자산 총합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 8월 말 230조원, 그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달 중순 240조원, 이달 초 250조원의 장벽을 차례로 깨부쉈다. 이후 약 보름 만인 이달 16일 260조원을 돌파했다.
ykbae@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