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폭염과 높은 불쾌지수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수면장애 환자들에게는 더욱 괴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불면증 환자들을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수면 시간은 겨울에 비해 평균 62분 가량 감소하며, 특히 뇌 피로 회복과 꿈 수면을 담당하는 렘(REM) 수면 시간은 약 24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마철을 포함한 여름철의 높은 습도는 수면 환경을 더욱 악화시킨다. 습도가 높으면 몸에서 흘린 땀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지 못해 피부에 머물게 되고, 이로 인해 끈적거리는 불쾌감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기화열을 통한 체온 하강 효과까지 차단돼 숙면을 방해한다. 심부 체온이 대략 0.3~1℃ 정도 떨어져야 깊이 잠들 수 있지만, 밤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환경에서는 뇌의 체온조절 중추가 각성 상태를 유지해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높은 습도와 열대야 장기화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혈압이 상승하고 면역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더 늘어나면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려는 소비자들의 여름 시즌 상품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피부가 닿는 순간 열을 빠르게 빼앗아 즉각적으로 표면 온도를 낮춰주는 '냉감침구'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신세계까사 까사미아가 최근 선보인 냉감 기능성 패브릭 시리즈 '시에라(SIERRA)'의 6월 매출은 5월 대비 약 2.5배 늘었고, 에이스침대의 '쿨링 바디필로우'도 올해 1~4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71.7% 증가했다.
무엇보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의 경우, 냉감 기능뿐 아니라 통기성·흡습성·세탁 내구성까지 따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피부가 원단에 닿는 순간 열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W/㎠)인 '접촉 냉감 지수(Q-max)'가 주목받는 것 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침구업계 뿐 아니라 매트리스·가구업계에서도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냉감침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까사미아의 시에라 시리즈는 고기능성 냉감 소재인 '듀라론-쿨' 원사를 적용했다. 피부와 직물 사이의 열적 대류를 유도해 접촉 순간 시원함은 물론 열전도율과 수분 배출 능력이 뛰어난 특화 기술 원사로 제작돼 수면 중 발생하는 땀과 습기를 빠르게 건조해 주고, 가벼운 무게감과 높은 오염 저항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침구를 비롯해 소파 패드, 방석 등 다양한 리빙 패브릭 제품으로 구성됐다.
프로젝트슬립이 여름 시즌을 앞두고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 냉감침구는 우주복이나 소방복 등 극한의 환경에서 체온 유지를 위해 개발된 신소재인 온도반응형캡슐(TRC) 기술 등을 적용해 쿨링은 물론 수면 중 발생하는 땀을 빠르게 말려주는 흡한속건 기능을 갖췄다. 또한 아웃도어 의류 수준의 내구성 인증을 받아 잦은 세탁에도 보풀 없이 냉감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에이스침대의 '마이크로케어 쿨링패드'는 코오롱의 냉감 원사 '포르페'를 적용해 쿨링감과 부드러운 촉감 및 흡습성·통기성을 높였고, 높은 강도와 탄성으로 내구성도 강화했다. 물과 땀, 소변 등 액체류로부터 매트리스를 보호하도록 설계된 '마이크로케어 방수커버'와 병용하면 더욱 쾌적한 수면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시몬스는 기온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냉감 매트리스 패드와 이불 2종을 내세웠다. '매트리스 쿨링 패드'는 냉감 섬유와 60수 면 100%를 양면에 적용한 리버서블 제품이고, 베개 커버 2개와 홑이불 1개로 구성된 '올시즌 쿨링 세트'는 트윌 냉감 소재와 80수 바이오 워싱 면 100%를 양면에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열대야가 늘어나면서 냉감원단을 적용한 침구가 과거 이불 중심에서 냉감패드, 냉감베개, 바디필로우, 반려동물용 쿨매트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냉감침구를 전기 사용량을 줄여주는 가성비 높은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냉감침구 중 냉감패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울YWCA와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냉감패드 11개 제품을 시험·평가한 결과, 접촉냉감과 흡수성, 공기투과도 등 주요 성능에서 제품 간 차이가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심부 체온 감소 등 냉감 기능을 과장해 오인 소지가 있는 표현으로 표시 시정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YWCA와 소비자원은 "냉감패드의 접촉 냉감 지수(Q-max)가 시험 환경과 온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품을 비교할 때는 단순 수치보다 완제품 기준인지와 시험 온도 조건이 동일한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면서, "세탁 시에는 제품 라벨의 지침에 따라 30℃ 이하의 찬물과 중성세제를 사용하고, 건조기·삶기·강한 탈수는 피하며 울 코스처럼 약한 강도로 세탁하는 것이 냉감 기능 약화와 원단 변형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