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늘고 있다.
특히 따뜻한 날씨와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동남아시아는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아이와 함께 떠나기 좋은 대표적인 여행지다. 그러나 연중 덥고 습한 기후와 낯선 환경, 평소와 다른 음식은 어른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해 설사나 구토 같은 장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고, 모기나 벌레에 물려 피부가 붓거나 가려움이 심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여기에 강한 자외선까지 더해지면 햇빛 알레르기나 일광화상 같은 피부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는 의료기관을 바로 찾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발생하기 쉬운 질환을 미리 알고 상황에 맞는 상비약을 준비해 두면 더욱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설사와 구토 등 장 트러블
여행 중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은 설사와 구토다. 흔히 '여행자 설사'라고 부르는데, 동남아의 덥고 습한 기후에서는 음식이 쉽게 변질될 수 있고, 평소와 다른 물(석회수 등)이나 향신료가 강한 음식을 접하면서 장이 민감하게 반응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설사나 구토를 한다면 무엇보다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를 빨리 멈추게 하려고 지사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보다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는 물만 마시는 것보다 경구용 수분보충액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죽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소량씩 여러 번 먹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반면 설사가 계속되면서 아이가 처지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 또는 혈변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여행자 설사가 아닐 수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챙겨가면 좋은 약은 ▲경구용 수분보충액(ORS) ▲소아용 지사제 또는 장운동 조절 약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구토 완화제 등이 있다.
◇피부 이상 및 벌레 물림 예방
동남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건강 문제는 모기와 벌레 물림이다. 열대 지역은 모기가 많아 아이들이 쉽게 노출되며, 대부분은 가려움 정도로 끝나지만 피부가 예민한 아이는 심하게 붓거나 두드러기처럼 반응하기도 한다.
가려운 부위를 계속 긁으면 상처가 생기고,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해 농가진과 같은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긁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물린 부위는 시원한 물로 씻거나 냉찜질을 해주면 가려움과 붓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외출 전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 옷을 착용하면 벌레 물림을 줄일 수 있다. 만약 눈이나 입 주변이 심하게 붓거나 전신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때 챙겨가면 좋은 약은 ▲항히스타민 연고 또는 가려움 완화 연고 ▲소아용 항히스타민제 ▲벌레 기피제 (모기 기피 스프레이) 등이 있다.
◇햇빛 알레르기와 일광 화상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 역시 여행 중 흔히 겪는 문제다. 동남아시아의 자외선은 생각보다 강해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하면 아이들의 피부가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외출 전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모자나 얇은 긴소매 옷을 함께 착용하면 자외선 차단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거나 따가운 증상이 생기면 시원한 물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키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다만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일광화상이 심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챙겨가면 좋은 약과 제품으로는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SPF 30 이상) ▲피부 진정용 연고 또는 로션이 있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이진철 교수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가족에게 오래도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이 되지만, 낯선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여행 전 아이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는 상비약을 미리 준비해 두면 응급 상황에서도 보다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