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국내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며,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인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건강 관리와 고령화에 대응하는 '질적 케어'가 반려인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Royal Canin)의 '반려동물 노화에 대한 보호자 인식 조사' 결과, 국내 반려인 2명 중 1명(55.1%)은 반려동물을 '자녀나 형제'와 같은 가족의 핵심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려동물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 노화에 대한 대화를 피한다는 답변은 36.2%에 그쳤다. 이는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글로벌 평균(45.6%)보다 약 10%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책임 의식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지출에서도 나타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지난해 146만3000원으로, 2023년(78만7000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2년을 기준으로 반려동물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반려견은 4세 즈음 중장년기에 접어들며 치료비(188만 원)가 증가하기 시작해 노령기인 7세 이후 증가폭이 커졌다. 반려견보다 그 시기가 1년 정도 빠른 반려묘의 경우 중장년기에 들어서는 3세 즈음(114만원)과 노령기 6세 이후 치료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지난 5월 전국 82개 동물병원의 진료 데이터 중 반려견 22만여건과 반려묘 3만9000여건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활용해 도출한 연령대별 다빈도 질환 특성을 공개했다.
우선 반려견의 생애주기는 ▲ 강아지(1세 이하) ▲ 젊은 성체(2∼5세) ▲ 성숙 성체(6∼10세) ▲ 노령(11∼15세)으로 구분됐다. 어린 시기에는 유치 잔존과 잠복고환 등 성장기 질환이 주로 나타났고 성체기에는 외이염과 슬개골 탈구, 피부염 등의 발생 빈도가 높았다. 11세 이상 노령기에 접어들면 심장 판막 질환인 '이첨판 폐쇄부전'이 최다빈도 질환으로 나타났으며, 신장 질환과 백내장 비중도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묘의 생애주기는 ▲ 새끼 고양이(2세 이하) ▲ 젊은 성체(3∼8세) ▲ 성숙 성체(9∼12세) ▲ 노령(13∼15세)으로 분류됐는데, 어릴 때는 결막염과 폐렴 등 감염성 질환 발생률이 높았고 성체 이후에는 치주질환·구내염 등 구강 질환과 방광염 등 비뇨기 질환이 주요 질환으로 나타났다. 특히 9세 이상에서는 만성 신장질환이 가장 흔했으며, 노령기엔 이를 비롯해 흉수와 고혈압, 비대성 심근병증 등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통계를 반려동물 예방의료 확대와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특성을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사료, 건강기능식품, 치료제는 물론, 보험까지 다양하다.
대상펫라이프의 반려동물 건강식품 브랜드 '닥터뉴토(Dr.nuto)'는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에 맞춰 장 유산균부터 눈·피부·인지 영양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견 관절 건강 특화 영양제 '아이큐어 데일리케어 관절'을 선보였다. 반려견의 연골은 사람의 연골에 비해 절반 이상 얇아 손상 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관리가 중요한데, 아이큐어 데일리케어 관절은 상어연골분말(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해조칼슘 등을 배합하고 간 건강을 위한 밀크씨슬을 추가해 장기 급여 부담을 줄였다. 특히 1정당 800mg의 멜팅 츄어블 형태로, 가루로 부수어 사료 또는 간식과 함께 급여할 수 있어 알약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형견이나 노령견도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려견의 체중 및 운동량에 따라 1정부터 최대 4정까지 조절해 급여하면 된다.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영양 및 건강관리에 대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로얄캐닌은 최근 김명철, 설채현 수의사와 협업한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면역 공백기인 성장 초기 새끼 반려동물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 영양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보호소에 사료 1만 마리분을 기부했다. 로얄캐닌은 향후 '건강하게 나이 들기', '질환 케어' 등을 주제로 한 시리즈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생애주기별 맞춤 영양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최근 DB손해보험과 손잡고 반려동물 생애주기에 맞춘 보험 상품 '올라 펫보험'을 선보였다. 반려동물 고령화 추세에 맞춰 가입 가능 연령을 12세까지로 확대하고 갱신 시, 최대 20세까지 보장한다.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한 입원·통원·수술 치료비를 횟수 제한 없이 사고당 최대 700만원까지 연간 최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보장 범위도 특정 질환이나 수술비에 한정하지 않고 반려동물에게 자주 발생하는 피부·구강 질환 등 일상 질환부터 고령 반려동물에게 자주 발생하고 치료비 부담이 높은 슬개골·고관절 관련 질환까지 확대했다. 이 밖에 반려동물 배상책임과 사망위로금 보장을 더해 의료비를 넘어 반려동물 생활 전반에 필요한 보장까지 범위를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순히 '시니어용', '소형견용' 정도로 출시됐던 반려동물용 제품과 서비스가 '11세 이상 노령묘의 신장 사료', '생후 4주령 이하 전용 초유 대용유' 처럼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