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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두드려보겠다."
이어 회사의 로고인 클로버가 왜 행운의 상징인 4개의 잎이 아닌 3개의 잎으로 그려진지를 물었다. 그러자 "네 잎은 행운을 뜻하지만 흔히 찾기 힘들다. 다소의 요행과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세 잎은 흔하게 볼 수 있다. 게임 개발의 3대 요소인 아트, 기획,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표면적인 뜻도 있지만, 보편타당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내면적인 이유도 담겼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특별함'이 아닌 '보편성'을 더 중시한다는 게임사 대표는 처음 봤다. 하지만 클로버게임즈의 첫 출시작인 모바일 RPG '로드 오브 히어로즈'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세상의 영웅을 하나로 모아 세계를 혁명하는 얘기를 다룬 스토리형 모바일 RPG이다. 게임 속에서 유일한 군주인 '로드'가 돼 영웅들을 모집하고, 여러 강대국을 정복하는 일종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국내의 대세 장르인 MMORPG도 아닌데다, 게임 내에 이렇다 할 유료 결제 상품도 없고 사행성이나 폭력성, 선정성 등도 찾기 힘들다. 좋은 말로는 '착한 게임', 안 좋게 얘기하면 다소 밋밋한 게임이란 얘기. 하지만 지난 3월 출시 이후 3개월이 넘었는데도 국내 구글 및 애플 양대 스토어에서 평점 4.6점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달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7위에 최고 매출 25위까지 오르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
클로버게임즈는 신생게임사로선 이례적으로 창업 첫 해인 2018년 창투사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한국투자증권과 IPO(기업공개) 주관사 계약까지 맺었다. 윤 대표는 "주요 창업 멤버들이 이미 스마트스터디라는 개발사에서 '몬스터 슈퍼리그'를 성공시킨 레퍼런스가 있기도 했지만, 시장 트렌드와는 다른 '특이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전략에 선뜻 투자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을 한 후에 IPO를 하면 초기 멤버들은 혜택을 못 받는다. 게임과 직원이 함께 성장을 공유해야 한다"며 "이미 4월부터 흑자전환이 이뤄졌고, 향후 매출도 계획대로 나올 것이라 자신하기에 미리부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보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윤 대표의 또 다른 특이점은 게임과는 큰 상관없어 보이는 고고학을 전공한 개발자란 점이다. 이에 대해 "사실 유적 발굴도 재밌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보려다 결국 생업이 됐다"며 웃은 윤 대표는 "Z세대처럼 새로운 집단의 출현에 맞춰 의식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인문학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문과생들도 취업이 힘들다고 실망하지 말고, 적극 게임사를 두드려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을 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답을 찾겠다'는 윤 대표의 신념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당일 저녁 윤 대표가 인터뷰 소감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래저래 참 특이한 분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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