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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슈틸리케호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최종예선 A조 일정은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형세는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1위 이란(승점 11·3승2무), 2위 대한민국(승점 10·3승1무1패), 3위 우즈벡(승점 9·3승2패)이 승점 1점차로 줄을 섰다. 1, 2위는 월드컵 직행, 3위는 플레이오프 나락으로 떨어진다. 세 팀의 전력 차가 크지 않다. 살얼음판 경쟁은 최후의 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호의 2017년 첫 걸음은 '원정'이다. 3월 23일 중국 쿤밍에서 최종예선 6차전을 갖는다. 이어 시리아(3월 28일·홈), 카타르(6월 13일·원정), 이란(8월 31일·홈), 우즈벡(9월 5일·원정)과 차례로 격돌한다. 매 경기가 '분수령'이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을 모셔온 중국은 안방에서 1차전 패배(2대3)에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첫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시리아 역시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리고 있다. 한낮 기온이 최대 50도에 달하는 6월의 카타르 원정은 '고역 중의 고역'이다. 최근 4연패 중인 이란과의 홈 경기, 뒤이어 치르는 '다크호스' 우즈벡과의 최종전 모두 가시밭길이다. 지난해 치른 최종예선 원정 2경기서 무승(1무1패)에 그쳤던 슈틸리케호의 발걸음을 더듬어보면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2017년은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이라는 목표의 성패가 결정되는 해다. 운명을 건 슈틸리케호의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