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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0년 처음으로 도전한 3번의 월드컵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그해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종합 동메달을 거머쥐기도 했지만, 유럽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는 늘 열세였다. 손연재는 2011년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로 향했다. 그곳에서 손연재는 그저 '이방인'일 뿐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눈칫밥을 먹어가며 독하게 버텼다.
새 출발에 나서는 손연재는 대학에 복학했다. 그는 "올림픽 시즌 때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1년 정도 휴학했다. 지금은 복학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학생으로서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하고 싶다. 저에게 더 잘 맞고, 좋아하는 것을 할 생각이다. 새롭게 만날 나날을 준비하겠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다음은 손연재 은퇴식 일문일답.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은퇴 소감
적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손연재입니다. 제가 리듬체조 선수로 살아온 17년입니다. 5살 때 시작한 리듬체조는 제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아닌 24살 손연재로 돌아가려 합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아쉬움과 후회는 가장 두려운 단어였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 결과 저는 감사하게도 아쉬움과 후회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리듬체조를 통해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지겨운 일상을 겪으면서 노력은 어떤 형태로도 돌아온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 누구보다 제 자신을 믿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은은하지만 단단한 사람이, 화려하지 않아도 꽉 찬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하면서 제가 만나게 될 나날들을 준비하려 합니다. 이번 올림픽은 제 자신에게 줄 수 있었던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리듬체조 선수로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선수인 저를 응원하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이었는데요, 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개인종합 메달을 목에 걸 때 제가 시니어로서 시작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우올림픽 무대가 제가 가장 뜻깊고 의미 있었습니다. 리듬체조 17년의 기억을 제가 돌이켜 봤을 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은퇴 후 계획 및 10년 뒤 손연재의 모습을 상상하면 어떤가.
올림픽 시즌 때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1년 정도 휴학했다. 지금은 복학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학생으로서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제는 선수가 아니지만 리듬체조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 좋은 선수들이 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국제 무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마지막에 아시아선수권을 하면서 운동하면서 매번 운동 일지를 쓴 것이 한 번쯤 애국가를 들어보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아시아선수권에서 애국가 5번을 들을 수 있어서 자랑스러웠고 행복했다.
-은퇴 생각하게 된 계기 및 시기는 언제인가
리듬체조 선수 은퇴 시기가 20~23살이다. 다른 종목보다 은퇴 시기가 빠르다. 5살 때부터 시작했기에 리듬체조를 뺀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리듬체조 선수였던 기억이 평생 있다. 어느 정도 은퇴시기를 생각했기에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은퇴를 생각했다. 그래도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자고 생각해서 2년 동안 천천히 은퇴를 준비했다.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훈련하고 경기했다.
-악플에 마음을 다스린 방법은 무엇인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 좋은 시선이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때마다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시선에도 감사하다. 그 덕분에 더 노력해서 실력으로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안 좋은 시선도 있었지만, 선수로서 정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힘을 받았고, 정말 많은 사람이 나를 응원하고 지켜봐준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생겼다.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은 학부생이고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24살이고 또래 친구들도 진로를 고민하는 나이인 것 같다. 나도 같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리듬체조를 하면서 운동 외적인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하고 싶다. 저에게 더 잘 맞고, 좋아하는 것을 할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많이 도와주고 싶다. 러시아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6년 정도 함께 훈련했다. 그 시스템을 한국 선수들도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도입하고 싶은 시스템은 무엇인가.
선수들이 경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출전을 하면서 기량 향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적어서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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