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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탁구의 희망' 안재현(대전동산고, 주니어 세계랭킹 3위)-황민하(중원고, 주니어 세계랭킹 13위)가 아시아주니어탁구선수권 남자복식 챔피언에 올랐다.
상대를 지나치게 경계한 탓인지 초반 한국 선수들은 경직된 모습으로 흔들렸다. 리시브는 자주 떠서 들어갔고, 상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매섭게 파고들었다. 결국 단 3점만 따내는데 그치며 첫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반전은 두 번째 게임부터 시작됐다. 초반 계속해서 끌려가던 한국 선수들은 벼랑 끝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듀스접전을 만들어냈다. 11-11에서 황민하의 치키타가 통했고, 상대의 리시브 범실이 겹쳤다. 결국 한국의 게임이 됐다.
하지만 타이완 선수들은 만만치 않았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른 공격으로 한국의 예봉을 꺾었다. 한국 홈 관중의 응원 소리도 높아져 갔지만 기어코 3게임을 가져갔다. 또 한번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선수들은 4게임에서 한점 한점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포인트는 양 팀에 번갈아 축적됐다. 결국은 9-9에서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공격이 연달아 터졌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고 추격에 성공한 안재현과 황민하의 기는 완전히 살아났다.
경기 직후 안재현과 황민하는 "단체전과 단식에서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복식에서 조금이라도 만회한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첫 게임을 내주고 두 번째 게임에서도 3-7까지 뒤지던 순간 적극적인 공격으로 고비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상대가 생각보다 너무 강했지만 끝까지 공격 작전을 고수한 것이 결국은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안재현과 황민하는 국내 고교 랭킹 1, 2위 선수들이다. 한국탁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기대주들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번 대회에서 초반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마지막 날 둘이 합쳐 한국팀에 기어이 우승컵을 선물했다. 안재현과 황민하는 "이번에 만난 선수들은 연말 세계대회에서도 거의 다시 만날 상대들이다. 강한 적수들이라는 것을 실감했으니 세계대회에서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올해로 주니어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두 선수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기분 좋고 성인무대로 가겠다."면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로써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조금은 부진했던 한국 선수단은 마지막 날 경기에서 값진 금메달을 선물 받고 한숨 돌리게 됐다. 현재 마지막 경기인 남녀주니어단식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하나(남자주니어복식), 은메달 둘(남자주니어 단체전, 여자카데트 단체전), 동메달 셋(여자주니어 단체전, 남자카데트 단체전, 여자주니어(김지호-강다연) 복식) 등 모두 여섯 개의 메달을 따내고 모든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