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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아이스하키 일문일답]'골리' 신소정 "7년간 끊었던 햄버거 먹고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20 15:05



"지난 7년간 끊었던 햄버거를 먹고 싶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28·뉴욕 리베터스)의 가장 큰 바람이었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석패했다. 단일팀은 2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결정전에서 1대6(1-2, 0-1, 0-3)으로 패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0대8로 패했던 단일팀은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을 넣는 등 선전했지만, 결국 승리까지 챙기지는 못했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 단일팀은 5전 전패하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아무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골리 신소정은 더 그랬다.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소정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선 푹 자고 싶다. 지난 7년간 끊었던 햄버거를 먹고 싶다. 또 다른 경기도 보고싶다. 사진도 찍고 싶다"며 웃었다.

한 달간 몸을 부딪히며 훈련을 한 북한 선수들과는 정이 많이 들었다. 신소정은 "처음에는 두렵고 무섭긴 했다. 그러나 그 친구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오니 꿋꿋이 잘 어우러졌다. 서로 노력해 친해졌다"고 전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마지막 경기에 대한 소감은.


▶마지막 경기가 이렇게 끝나서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 5경기 동안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뛰었다. 후련하기도 하다. 다만 1승을 하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스럽지만 우리 경기를 보시면서 감동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홈 팬들의 많은 응원이 있었다.

▶이런 많은 관중과 응원 그리고 관심이 처음이었다. 너무 힘들 때는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끝나고 어떤 구호를 외쳤나.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라고 외쳤다. 마지막에 외칠 때 뭉클해서 울었다.

-10년간 선수로서의 소회는.

▶올림픽은 항상 꿈꾸던 무대였다. 심지어 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뛸 수 있는 것이 소중했다. 그래서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아쉽고 속상하다.

-압박도 컸을 것 같다.

▶압박과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속앓이를 좀 했었다.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쉬운 경기도 있었고 몇 경기는 (기회를) 줬던 것 같다.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5~6년 더 하고 싶다. 끝나고 상황도 봐야 한다. 쉬면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가.

▶당연히 엄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정몽원 회장님과 사모님께 감사하다. 그 분들이 없으셨으면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북한 선수들과 한 달 가까이 생활했는데.

▶처음에는 두렵고 무섭긴 했다. 그 친구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오니 꿋꿋이 잘 어우러졌다. 서로 노력해 친해졌다.

-경기 외적인 관심이 부담됐을텐데.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여자하키가 알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해서 이후에도 우리를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뛰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매 순간이었다. 모든 슛이 계속 생각난다.

-5~6일 남은 기간 선수촌에서 어떻게 보내고 싶나.

▶우선 푹 자고 싶다. 그리고 7년간 끊었던 햄버거를 먹고 싶다. 또 다른 경기도 보고싶다. 사진도 찍고 싶다.

-몸 상태는 어떤가.

▶너무 아프긴 하지만 팀 닥터와 트레이너가 적절하게 치료를 해주셨다. 주사도 맞긴 했지만 잘 참고 뛰었다.

-북한 선수들과 정도 많이 들었을텐데.

▶아직 실감은 안난다. 그러나 지나다 보면 속상하지 않을까. 슬프지 않을까. 정이 많이 들었다. 몸을 부딪히며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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