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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내친 김에 연속 우승 가볼까.'
한국 배드민턴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40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겪었던 터라 항저우에서 명예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어린 나이에 한국의 에이스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성장중인 안세영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안세영이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향한 새해 발걸음을 순조롭게 내딛고 있다. 시즌 첫 국제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안세영은 짜릿한 '설날 선물'을 배드민턴팬들에게 선사했다. 설날인 22일 인도 뉴델리에서 벌어진 '2023 인도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750)' 여자단식 결승서 2개 대회 출전 만에 시즌 첫 우승을 수확했다. 그것도 결승 상대가 세계랭킹 1위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여서 더 짜릿했다. 세계 4위 안세영은 1세트를 15-21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세트를 박빙 승부 끝에 21-16로 잡더니 이를 발판 삼아 상대를 강하게 몰아치며 3세트를 21-12,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당시 안세영은 준결승까지만 해도 기분 만점이었다. 최대 난적 천유페이(세계 2위·중국)를 맞대결 6연패 끝에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새해 첫 대회를 우승으로 시작할 것 같았던 안세영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은 이가 야마구치였다. 이후 1주일 만에 성사된 재대결에서 '역전패'를 그대로 되돌려 준, 통괘한 복수에 성공한 셈이 됐다.
특히 안세영은 그동안 야마구치와의 맞대결에서 4연패를 하던 중이었다. 통산 맞대결 전적 6승10패로 아직 열세지만 열세의 주 원인이었던 4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복수전 성공' 이상의 심리적 효과도 얻었다.
안세영은 한국대표팀과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곧바로 이동해 '2023 인도네시아마스터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 500)'에 출전한다. 새해와 함께 시작한 한국대표팀의 '동남아 4개국 국제대회 투어' 3번째 일정이다.
25일부터 본선 라운드에 돌입하는 안세영은 야마구치와 또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이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차차 물리치며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야마구치와 3개 대회 연속 이례적인 맞대결을 하게 된다. 소속팀(삼성생명) 선배인 김가은이 16강에서 야마구치를 먼저 걸러준다면 한결 편할 수도 있다.
이밖에 인도오픈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서승재-강민혁(남자복식), 정나은-김혜정(여자복식), 김원호-정나은(혼합복식)과 말레이시아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백하나-이유림(여자복식) 등도 인도네시아에서 재기를 노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