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메카' 장충테니스장, 상업시설로 몰락하나?

기사입력 2013-01-13 17:40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품고 있는 장충테니스장이 또 한 번 위기를 맞고 있다.

장충테니스장은 지난해 첫 고비를 넘겼다. 장충테니스장과 더불어 장충리틀야구장, 석호정 등 남산 주변 체육시설물들이 2009년 서울시의 남산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철거 예정이었다. 그러나 역사를 보존하려는 체육계와 중구 주민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2월 존치가 결정났다.

장충테니스장은 1971년 건립이후 2008년까지 38년간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운영, 관리해왔다. 그런데 2008년부터 서울시가 공유재산(장충테니스장) 사용. 수익 허가를 놓고 입찰을 하고 있다. 협회의 기부체납에 따른 무상 사용기간 만료를 이유로 들었다. 협회는 입찰 경쟁 끝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매년 8000여만원의 금액으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낙찰받아 관리해왔다. 그런데 올해 입찰에서 상업자본이 응찰할 경우 협회의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은 위기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이 상업자본으로 넘어가게 되면 한국 테니스계의 메카를 잃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게 된다. 현재 서울시 주관 각급 학생테니스대회는 모두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다. 57년 역사를 보유한 장호배주니어대회와 여자연맹회장배대회도 매년 장충테니스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장충테니스장이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될 경우 서울시민, 중구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또 낙찰받은 상업자본들은 운영권을 재위임할 가능성이 크다. 코트 관리도 무시할 수 없다. 3년 단기 계약하는 사용권자들의 관리와 협회 전문인들의 관리는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장충테니스장은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역임한 고 홍종문 회장이 테니스협회 코트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1971년 사재 3000만원을 쾌척, 건립한 이후 서울시에 기부체납 형태로 운영해왔다. 고 홍 회장은 1965년부터 6년간, 1978년부터 2년간 테니스협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테니스를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 올렸다. 장충테니스장 건립으로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1957년 자신의 호를 따 장호배 주니어테니스대회를 창설했다. 57년째 이어온 이 대회는 한국 테니스 스타 배출의 산실이 됐다. 한국 프로테니스 선수 1호 이덕희를 비롯해 김봉수 전영대 유진선 이형택 조윤정 등 한국 테니스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두 장충테니스장과 장호배를 거쳤다. 장충테니스장은 단순한 코트의 의미를 뛰어넘어 한국 테니스의 메카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서울시로서는 한국 테니스의 상징과도 같은 장충테니스코트의 특수성을 반영해 상업자본이 아닌 협회에 지속적인 위탁 관리를 맡기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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