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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앞으로 걸어가는 길이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가 될 것이다."
런던올림픽 5위에 빛나는 손연재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예고된 금메달이었다. 손연재는 올시즌 출전한 월드컵 시리즈에서 4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3월 리스본월드컵에서 볼 종목 동메달, 4월 페사로월드컵 리본 종목 은메달, 소피아월드컵 후프 종목 동메달, 5월 민스크월드컵 후프-볼 '멀티'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최강 러시아 에이스들과 시상대에 나란히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동양인 선수였다.
손연재는 머리에 곤봉을 올린 채 스텝을 밟는 동작을 살짝 '패스'했지만 큰 감점은 없었다. 18.133점, 고득점을 받아냈다. 마지막 리본 루틴을 앞두고 2위에 1.65점 이상 앞섰다.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했다. 피날레 리본 연기에서 첫부분에서 실수를 범하며 아찔한 순서를 맞았지만 이후 완벽한 연기로 총점 72.066점을 받았다. 2위 라흐마토바(70.599점) 3위 덩센위에(70.250점)를 압도했다.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첫 우승을 자축했다.
손연재의 금메달, 전날 팀경기 은메달에 힘입어 한국은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8일 종목별 결승에서도 3종목(후프 볼 리본) 1위로 진출한 손연재의 멀티 금메달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개인종합 최고 성적은 2006년 신언진, 2010년 신수지가 따낸 동메달이다. 1996년 첫 출전한 중국 창샤 대회에서 팀경기(김민정 김은혜 권보영)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2006년 인도 수라트 대회에서 신언진이 개인종합 3위, 볼 2위, 이경화가 곤봉 3위에 올랐다. 2009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대회에선 신수지가 개인종합 동메달, 볼 종목 동메달을,팀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파란불'
이번 대회에는 내년 인천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손연재는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안방에서 열릴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선에 파란불을 켰다.
3년전 신수지 등 걸출한 언니들과 함께 첫 출전한 광저우아시안게임 팀 경기에서 0.6점 차로 일본에 밀리며 아깝게 메달을 놓친 후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개인전, 서울 세종고 1학년, 열여섯살 막내 손연재가 사건을 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에이스들에 이어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이경화 신수지 김윤희 등 역대 최강 드림팀으로 평가되던 대표팀의 막내였던 손연재는 3년만에 대표팀을 이끄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광저우 이후 손연재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당연히 피나는 노력과 투자가 뒤따랐다. 2011년부터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1년에 6개월 이상 머물며 하루 7~8시간 훈련을 이어갔다. 3년간 월드컵시리즈 에 릴레이 출전하며 국제 경험을 쌓으며 심판들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경기감각, 숙련도, 체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개인종합 5위에 오르며 세계 리듬체조계를 놀라게 했다. 3년만에 아시아 선수들끼리 다시 격돌한 포디움에서 손연재의 존재감은 우월했다. '폭풍성장'이었다. 적수가 없었다. 루틴의 내용, 속도, 표정이 달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5위, 2013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그녀가 걸어가는 길이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다. 그리고 2014년 9월 인천에서 손연재는 또한번의 역사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