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있어 행복한 여성, 여성이 있어 행복한 스포츠'를 위해 여성 '파워 스포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4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체육인재육성재단 주최 '2013 여성스포츠인 토크콘서트'에는 대한민국 엘리트 선수 출신 지도자, 행정가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경숙 대한체육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정현숙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김영채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박찬숙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 임오경 한국여성스포츠회 이사, 정성숙 100인의 여성체육인회 이사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 리더들이 집결했다. 박근혜 정부의 여성스포츠 정책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행사를 기획한 송강영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비롯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정동식 체육과학연구원장, 정영희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직무대행, 김승철 대학스포츠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관련기관의 여성인력들도 참가했다.
민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실장
장덕선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박현경 문화체육부 체육정책과 사무관
박찬숙 한국 여성스포츠회 부회장
여성 스포츠인 '파워그룹'이 필요하다
이날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여성스포츠 현황과 문제점, 발전방향, 정책 추진방향 등에 대한 4명의 전문가 발표로 구성됐다. 민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실장, 장덕선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박현경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 사무관 박찬숙 한국여성 스포츠회 부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민무숙 실장은 한국의 성평등 수준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WEF 성별 격차 리포트에서 135개국 중 108위, 경제참여기회 116위, 교육참여도 99위, 정치적 역량 86위 등 낙후된 여성 인력 현실을 숫자로 보여줬다. 여성의 고위직 입성을 막는 '유리천장' 지수 역시 26개국중 26위라는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여성과학인기술센터(WISET)과 같은 여성스포츠인 파워그룹을 제안했다. 과학분야 여성연구원 지원을 위해 만든 자생적 단체가 10년 후 정계, 학계 파워그룹으로 거듭난 점에 주목했다. 장덕선 한체대 교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여성체육인 현황, 문제점,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19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낸 마리아 바탕 전 루마니아 기계체조 코치, 1967년 한국인 첫 세계대회 MVP 70년대 농구여왕 박신자, 금메달 제조 기술도 좋았지만 체육인으로서 철학을 가르친 스포츠 지도자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등을 소개했다. 조혜정 여자배구 감독, 이옥자 여자농구 감독들의 예를 통해 남자들의 세계에서 자리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조명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여성지도자 할당제'의 경우 강제성이 없어, 공약으로 그친 것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일관된 모니터링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장 교수 역시 여성지도자가 증가하는 시대적 요구와 분위기 속에서 여성스포츠인의 역량을 결집하고 이해를 대변할 단체를 제안했다.
박현경 문체부 사무관은 '스포츠비전2018'의 실무자로서 여성 스포츠리더의 비전을 제시했다.
'스포츠가 있어 행복한 여성, 여성이 있어 행복한 스포츠'의 모토를 내세웠다. 여성의 행복 및 건강증진을 위한 맞춤형 정책, 여성 선수 지도자 임원 확대를 위한 전략적 지원, 역량강화를 위한 경력개발 3단계 프로그램 등 정부 차원의 추진과제를 설명했다.
박찬숙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은 엘리트 스포츠인으로서 현장에서 여성으로서 겪은 어려움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현역시절 최연소 국가대표, LA올림픽,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실업팀 감독 선정에서 잇달아 낙마했던 가슴아픈 경험을 소개했다.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실업팀 감독을 꿈꿨지만 "여자는 결단력이 없다"는 편견에 찬 한마디에 꿈이 물거품이 됐다. 고용차별에 대해 국가인권위에 제소하는 등 사회적 공론화를 시킨 이유는 "여자후배들이 이와 같은 아픔을 두번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여자후배들에게 "도전적인 마음을 가져라,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 적극적인 사고를 가지라"는 조언을 전했다.
여성 스포츠인들 시원한 속풀이 토크
2부에선 스키 국가대표 출신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의 사회에 따라 4명의 발제자와 현장의 여성체육인들이 현장에서 경험한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속풀이 토크'가 진행됐다.
윤수진 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는 "2008년 피스퀸컵 당시 코치로 활동하면서 미국 엄마선수들에게 협회가 1대1로 보모를 파견해, 운동에만 전념하게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이 결국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체육 및 체육교육 분야 전문가인 조미혜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체육 프로그램을 국가차원에서 제시해줄 것, 세계여성지도자연맹 등의 행사현장에 차세대 여성체육인재들을 파견해 견문을 넓히게 할 것, '여성 체육육성 및 지원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 등을 제안했다.
여자유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정성숙 용인대 교수 겸 100인의 여성체육인회 이사는 "여자유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남녀차별이 적은 편이다. 여자유도 메달리스트들은 교수나 교사, 실업팀 감독 코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판, 경기임원에도 많이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메달도 땄지만 여자로서 불이익은 크게 느껴보지 못했다. 우리 후배들에게 그런 기회를 물려줘야 할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김나미 사무총장은 "여성들은 남성들이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잔잔한 사랑도 있고, 여성들만의 장점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여성의 편이 여성이다. 체육인들을 위한 세미나를 참석해봤지만 현장 목소리는 많이 없었는데 오늘 좋은 자리가 됐다. 조금이나마 속풀이도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송강영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 "처음으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해봤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열려있다. 언제든지 좋은 제언을 해주시면 관계부처와 상의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여성스포츠인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